"개인 기록을 밀어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 팀이 우선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8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개인 타이틀을 위해 일부러 밀어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거의 굳힌 삼성은 투타 개인 기록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는 선수들이 다수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1세이브로 이 부문 공동 1위였던 마무리 오승환(30)도 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개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결국 팀이 우선이다. 아직 1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일부러 밀어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선수들이 순리대로 열심히 해서 따라올 때 기록도 의미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전까지 2위 롯데에 5경기차 여유를 갖고 있는 삼성이지만, 류 감독은 절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류 감독의 예고대로 오승환은 연장 10회초 2-2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지만, 류 감독은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류 감독의 기대대로 오승환은 양의지와 김재호를 삼진 돌려세우는 등 공 10개로 간단히 처리하며 두산의 흐름을 막았다. 11회초부터는 홀드 2위의 안지만이 구원등판하며 총력전을 벌였다.
그러나 류 감독의 의지와 달리 삼성 타자들이 중요할 때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연장 11회말 무사 만루 황금 찬스를 잡았으나 두산 불펜 홍상삼에 4번 박석민이 헛스윙 삼진, 5번 최형우가 3루수 파울플라이, 6번 진갑용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결국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류중일 감독은 "추석(30일) 이전에는 우승을 확정지어야 하지 않겠나. 그렇지 않으면 골치 아파진다"고 강조했다. 남은 기간 최대한 빨리 우승을 확정지은 뒤 여유있게 한국시리즈를 대비하겠다는 의지. 10회 동점 상황에서 오승환의 출격으로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그러나 삼성은 시즌 첫 끝내기 기회를 날렸고, 12회초에만 대거 4실점하며 2-6으로 패했다. 이날 승리한 2위 롯데와 격차도 5경기에서 4경기로 반경기 줄었다. 롯데 마무리투수 김사율이 32세이브를 거두며 공동 1위였던 오승환을 2위로 밀어내며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우승까지 매직넘버도 '17'에서 제자리걸음했다. 결정적일 때 터지지 않은 한 방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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