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사수' 손아섭, 꿈에서까지 김혁민 만난 사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9.09 10: 06

"꿈에서도 김혁민을 만날 정도였다".
시즌 막판 손아섭(24,롯데 자이언츠)의 타격 페이스가 주춤하다. 현재 손아섭은 타율 3할3리로 팀 내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한때 3할2푼대까지 치솟았던 손아섭의 타율은 최근 페이스가 주춤하며 많이 내려갔다. 9월 경기에서 타율 2할1푼7리(23타수 5안타) 7타점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손아섭은 더그아웃에서 좀처럼 웃지 않고 고민스런 표정을 짓는다. 8일 사직 한화전을 앞두고는 해설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XTM 이숭용 해설위원에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이숭용 선배님은 나랑 성격이 비슷하다. 성적이 안 좋으면 고민이 많아지고 예민해지는 성격이셨기에 조언을 받았다"는 게 손아섭의 설명이다.

올해 손아섭의 목표는 타율 3할3푼 80타점이었다. 하지만 불과 20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목표 달성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타율도 그렇지만 현재 손아섭의 타점은 51타점,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최근 손아섭은 목표를 수정했다. 그는 "원래 쉽게 포기하는 성격이 결코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상태가 안 좋다. 그래서 올해 남은 목표는 타율 3할 하나뿐이다. 이것만큼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킬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손아섭이 타율 3할에 집착하는 이유는 '진정한 3할 타자'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다. 박정태 타격코치는 손아섭에게 "3년 연속으로 3할을 쳐야 진정한 3할 타자"라는 조언을 했고, 그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타율은 한 경기만 안타를 못 쳐도 3할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방망이가 안 맞기 시작하면 생각이 많아지는 게 내 단점이다. 마음을 비울 때 타격이 잘 된다. 공보고 공치기기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안 된다"고 털어놓은 손아섭은 "오죽했으면 어제 밤 꿈에는 김혁민이 나오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김혁민이 등장한 까닭은 이렇다. 7일 경기에서 손아섭은 선발 김혁민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해 4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였다. 3할6리였던 타율은 더 떨어졌고, 결국 꿈에까지 김혁민이 나와 그를 괴롭힌 것이다. 그러면서 손아섭은 "오늘(8일) 선발인 윤근영 선배 볼은 더 못 쳤다. 한 번도 안타를 못 친 것 같다"고 걱정했다.
걱정과는 달리 손아섭은 8일 사직 한화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 타율 3할3리를 지켜냈다. 윤근영을 상대로도 안타 1개를 치는 데 성공했다.
타율 3할 말고도 손아섭에겐 목표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골든글러브 수성이다. "김현수 선배, 박용택 선배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손아섭은 "내가 타율 3할만 하면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수비에서 어필을 했다. 다만 타율이 많이 올라온 이용규 선배가 신경 쓰인다"고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놨다. 시즌 막판, 손아섭이 목표로 내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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