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포크볼' 홍상삼, "항상 스릴을 즐기고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09 10: 07

"항상 스릴을 즐기고 있다".
말 그대로 강심장이었다. 누가 봐도 막기 힘든 무사 만루 끝내기 위기 상황에서 구원등판해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삼진 2개와 내야 파울플라이 1개. 두산 5년차 우 ·투수 홍상삼(23)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놀랍고 대단했다. 좋지 않은 흐름으로 빠질 수 있었던 두산을 구한 장면이었다.
홍상삼은 지난 8일 대구 삼성전에서 2-2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말 구원등판했다. 아웃카운트 없이 주자는 만루. 타석에는 찬스에 강한 타점 2위 박석민이 들어섰다. 하지만 홍상삼은 과감했다. 초구부터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4구째 결정구로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후속 타자 최형우마저 3구째 떨어지는 포크볼로 3루수 파울플라이.

이어 베테랑 진갑용을 상대로도 2B2S에서 7구째 원바운드 된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유도했다. 홍상삼이 무사 만루 끝내기 위기를 모면하자 두산도 12회초 2사 만루에서 대거 4득점하며 6-2로 승부를 갈랐다. 12회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홍상삼은 삼진 하나를 곁들여 간단하게 삼자범퇴 요리했다.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으로 시즌 5승(2패)째.
이날 주심을 맡은 박근영 심판위원은 "홍상삼이 무사 만루인데도 자신있게 대담하게 잘 던지더라"고 말했다. 홍상삼의 말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어차피 막기 힘든 상황이었고,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올라갔다. 크게 부담되는 것 없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그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2할에 불과하다. 위기일수록 강해지는 '강심장'을 자랑하고 있다.
홍상삼은 올해 처음 불펜투수로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는 "항상 스릴을 느끼고 있다. 스릴을 느끼는 게 즐겁다"며 웃었다. 위기를 즐길 줄 아는 강한 불펜 마인드를 지니게 된 것이다. 올해 데뷔 후 가장 많은 46경기에서 56⅔이닝을 던지고 있지만 체력적으로도 문제없다. 그는 "고교 시절에도 연투를 많이 했다.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될게 없다. 체력은 자신있다"고 힘줘 말했다.
홍상삼이 위기에서 더욱 위력을 떨칠 수 있는 데에는 결정구로 쓰고 있는 포크볼의 영향도 크다. 삼성전 11회말 박석민-최형우-진갑용을 상대로 던진 결정구도 모두 포크볼. 홍상삼은 "중학교 때 코치님께 처음 배운뒤 꾸준하게 던지고 있다. 2009년 선발로 뛸 때에도 던졌다. 이제 결정구로 쓸 만큼 괜찮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속구에 떨어지는 포크볼 조합은 이상적이다.
이날 홍상삼의 포크볼을 지켜본 박근영 심판위원도 "낙차 크게 잘 떨어졌다. 볼에 힘이 있고, 공이 잘 떨어지다 보니 삼성 타자들의 배트가 쉽게 따라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외국인 마무리 스캇 프록터가 최근 구위의 난조로 불안한 피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필승계투' 홍상삼의 활약이 두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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