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감독 잔혹극 '피에타'가 9일 새벽(한국시간)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귄위의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주연배우 이정진에도 세계 영화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정진은 '피에타'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악덕 수금업자로 등장, 김 감독 특유의 나쁜 남자를 적나라하게 열연했다.
이정진은 올해 초 김 감독 영화 출연을 외부에 알리면서부터 각오를 다진 바 있다. 그는 올 2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에 찍게 될 작품입니다^^ 멋지게 함 해볼랍니다!"라는 글과 함께 '피에타의 대본을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여기서 이정진이 맡은 강도는 사채업자의 부탁을 받아 채무자들에게 돈을 받아내며 살아가는 잔인한 남자. 빚을 못갚아 자살한 채무자의 장애인 노모를 찾아가 폭력을 휘두를 정도의 인간 말종이다. 반듯한 이미지의 이정진이 선뜻 캐스팅에 응하기 힘들었을 캐릭터다.

하지만 이정진은 조민수와 함께 김 감독의 열 여덟 번째 영화 '피에타'에 출연을 결정했고, 이번 베니스영화제 레드카펫과 공식상영, 그리고 시사식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그동안의 노고를 보상받았다.
지난 3일 베니스로 출국해 피에타 관련 일정을 소화중인 그는 트위터를 통해 기자회견을 비롯해 공식상영의 뜨거운 분위기를 담은 사진을 짧은 글과 함께 공개해 왔다. 지난 4일 “‘피에타’ 인터뷰 하러 온 외신기자들, 완전 많이 왔다”는 글과 외신기자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게재한데 이어 5일 공식상영 후 에는 “1500 여명의 관객들에게 너무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가슴이 벅차다. 기립박수. 너무 행복하게 오늘을 즐기렵니다. ‘피에타’, 감사합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정진은 최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김기덕 감독님은 말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재밌는 분"이라며 애정과 존경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피에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SBS '강심장'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김 감독의 근황을 알리며 "방송 출연도 즐기시는 것 같다. 스태프들에게 '나 프로그램 어디 나가지?'라고 신이 나서 물으셨다"고 김 감독의 순수한 면을 알렸다.
이어 "과거 방송들이 감독님이 어디가서 이야기할 만한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던 것 같다. 당시 시대가 감독님의 작품을 공중파에서 다루기에는 조금 불가능한 것들이 있었던 것이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광범위하게 많이 다루고 있고 거기에다가 감독님의 커리어가 쌓여가고 있으니 방송 출연이 가능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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