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우유 비린내가 나는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전준우(26)는 8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승리 수훈선수로 선정, 인터뷰를 하던 도중 봉변을 당했다. 팀 후배 황재균이 조용히 뒤로 다가와 한창 인터뷰 중인 전준우의 머리에 우유를 쏟아붓는 '테러'를 감행했고, 이에 깜짝 놀라는 전준우의 표정이 고스란히 찍혀 '굴욕사진' 나온 것이다.
9일 경기를 앞두고 전준우는 "아직까지 우유 비린내가 나는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우유를 맞고 난 뒤 하도 비린내가 나서 유니폼을 입은 채 샤워를 했다. 그리고 나서 주위에 '혹시 아직까지 냄새가 나는가' 묻자 비린내가 난다는 대답을 하더라"고 말한 전준우는 "재균이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준우가 더그아웃에서 사라지자 이윽고 황재균이 들어왔다. "준우 형이 앞으로 5일 동안 날 때린다고 했다. 오늘도 옆에 있다가 몇 대 맞았다"는 황재균은 "생각 날 때마다 때린다고 협박 당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 황재균은 전준우의 보복이 두려워 재빨리 경기장을 떠났지만 결국 경기장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우유를 쏟아부었을까. 최근 방송인터뷰 중인 선수들은 팀 동료들의 장난에 종종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면도크림은 그나마 약한 편이고, 물벼락 세례를 맞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전준우는 우유세례까지 받은 것.
이에 대해 황재균은 "아기 아빠라서 그냥 우유를 쏟았다"고 했다. 전준우는 지난 1일 기다리던 딸이 태어나는 경사를 맞았다. "원래 넥센에 있을 때부터 내가 처음 우유 쏟는 걸 시작했다"는 게 황재균의 주장이다.
우유를 맞아 '굴욕사진'이 찍히기도 했지만 전준우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딸이 태어난 이후 5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치며 절정에 이른 타격감각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친한 후배 황재균의 세심한 세리머니와 함께 전준우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