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기본적으로 두 팀의 맞대결이다. 서로에게만 신경을 쓰면 된다. 그러나 9일 문학구장에서 맞붙는 SK와 넥센에게는 신경 써야 할 요소가 하나 더 생겼다. 야구와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이는 K-POP 콘서트다.
9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는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인천광역시 주최 하에 ‘2012 인천 K-POP 콘서트'가 열린다. 샤이니, 보아, 아이유, 카라, 포미닛, 인피니트 등 인기 가수들이 총출동한다. 이미 행사와 차량통제를 위해 오후 일찍부터 경찰병력이 동원될 정도의 대형 규모다. 많은 팬들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월드컵경기장과 문학야구장의 거리다. 바로 옆에 붙어 있다. 주 경기장과 야구장이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잠실종합운동장과 다르다. 때문에 경기 중반부터는 행사장의 앰프 소리와 팬들의 환호가 야구장까지 닿을 가능성이 높다. 매 순간에 집중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 리허설 과정을 지켜 본 김시진 넥센 감독은 “투수들이 공을 던질 때 앰프가 쾅하고 터지면 순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당초 이번 콘서트는 야구경기와 무관했다. SK 구단 관계자는 “원래는 인천광역시에서 야구 경기가 없는 날에 행사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한 뒤 “그런데 잔여경기가 재편성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원래 일정이 없었던 날에 경기가 편성됐다”라고 난감해했다. 한편 결정된 경기일정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늦어도 7시 이후부터는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하다.
홈팀 SK 입장에서는 또 다른 고민도 있다. SK는 8일까지 홈 58경기에서 987,20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인천 연고팀으로는 최초로 단일 시즌 100만 관중 돌파에 12,800명을 남겨두고 있다. 당초 SK는 주말 2연전에서 100만 관중 동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바로 ‘옆 동네’에서 대형 행사가 벌어지면서 적잖은 손해를 보게 됐다. 이야기를 들은 이만수 SK 감독도 “저기 계신 분들을 좀 끌어오면 안 되려나”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