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놓고 봉중근과 이대호 충돌, 누가 맞을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9.10 14: 15

“나는 (이)대호와는 생각이 다르다. (류)현진이가 내년에 바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길 바란다.”
LG 베테랑 좌완투수 봉중근(32)이 한화 에이스 류현진(25)의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했다. 봉중근은 9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최근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류현진의 해외진출에 대해 류현진이 올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가기를 바랐다.
1997년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계약, 2002년 4월 23일 애틀란타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었던 봉중근은 류현진의 빅리그 진출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로 ‘성공가능성’을 꼽았다.

봉중근은 “현재 한국에서 류현진 만큼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없다. 그만큼 일찍, 가장 힘이 있을 때 메이저리그에 가는 게 좋다고 본다”며 “대호는 현진이가 FA가 되고난 다음에 메이저리그에 가도 늦지 않다고 했다지만 내 생각에는 현진이가 최대한 성공가능성을 높인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으면 좋겠다. 물론 선택권은 한화 구단에 있지만 류현진의 미래를 생각해볼 때 내년에 갔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봉중근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48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2003년까지는 투수왕국이자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절대 강자였던 애틀란타 소속이었고 2004년에는 신시내티 레즈 유니폼을 입었었다. 봉중근은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며 류현진이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을 류현진이 결정구로 쓰는 체인지업에 뒀다.
봉중근은 “현진이는 체인지업이 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타자를 공략할 수 있다. 확실히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공격적이다. 과감하게 스윙을 돌리곤 하는데 현진이의 체인지업이면 충분히 통한다”며 “물론 직구는 한국에서만큼 통하지 않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는 99마일 직구도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타자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처럼 모든 구종이 효과를 보지는 않겠지만 체인지업으로 경기운영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시즌 162경기·한 달에 2, 3일 쉬는 살인적인 일정과 선발 로테이션 진입 시 한국 보다 많은 경기에 선발 등판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현진이가 이미 한국에서 1년 평균 160이닝에서 180이닝을 던지고 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200이닝 이상은 던져야할 것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경우 시즌 초인 4, 5월에는 선발 투수들 투구수를 80, 90개로 줄여준다”며 “우리나라도 선수 관리프로그램이 많이 발전됐지만 결국 미국에서 가져온 것이다. 현진이가 미국에 간다면 메이저리그의 우수한 관리 프로그램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한국보다 일정이 길고 타이트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진이는 문제없이 소화할 것이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봉중근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마주할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의사소통으로 인한 동료들과의 관계를 꼽았다. 봉중근은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 영어를 잘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정말 영어가 안 되면 하루 종일 혼자서 벽보고 이야기하게 된다. 현진이가 나를 통해서 영어사인을 만들었는데 정말 영어를 꼭 배워야 한다”며 “내가 미국에 있을 때는 일본 선수들은 영어를 거의 안 했다. 팀에서도 그냥 일본어를 썼다. 그러다보니 동료들과 쉽게 가까워지지 못하더라. 현진이는 성격 자체가 밝기 때문에 영어가 어느 정도 된다면 금방 팀 동료들과 친해질 것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먼저 선을 그어버리면 다가오지 않지만 반대로 먼저 다가가면 금방 친해진다. 현진와 마음이 맞는 동료가 많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시 류현진에게 잘 맞는 리그와 팀에 대해선 내셔널리그와 빅마켓 팀을 꼽았다. 봉중근은 “포스팅 시스템이라 현진이에게 선택권이 없지만 될 수 있으면 내셔널리그의 타격이 강한 유명한 팀에 갔으면 좋겠다”며 “아메리칸리그보다는 내셔널리그가 한국 야구 스타일과 좀 더 가깝다. 또한 현진이가 타격하는 것을 좋아하는 데 나 같은 경우 배트를 휘두르다보면 투구하는 데 있어 밸런스를 잡기가 쉬워지고 마음도 가벼워졌다. 아메리칸리그보다 작전이 많고 타석에도 들어서는 내셔널리그가 현진이게 더 잘 맞을 듯싶다”고 밝혔다.
스몰마켓 팀보다는 빅마켓 팀을 꼽은 이유로는 “아무래도 유명하고 큰 도시 팀의 선수들이 주목받기가 좋다. 애틀란타의 경우 전국중계 경기가 많았는데 확실히 같은 수준의 선수라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쪽이 평가에 있어 유리하다”면서 “올해 다르빗슈가 타선 지원이 막강한 텍사스에서 평균자책점이 4점대인데도 14승을 올렸다. 현진이가 한화에서 고생한 만큼 메이저리그에서는 타격이 강한 내셔널리그 팀에서 지원을 받았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봉중근은 다시 한 번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호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정말 현진이야말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메이저리그서 통할 수 있는 투수다. 내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현진이가 다르빗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보면 참 좋을 것 같다”고 후배이자 대한민국 에이스의 빅리그 진출과 성공을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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