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불펜이 정말 좋아졌다".
최강 불펜을 자랑하는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롯데의 불펜을 높게 평가했다. 류중일 감독은 "올해 롯데 불펜이 정말 좋아졌다. 정대현이 새로 들어오고, 최대성도 잘 해주고 있다. 마무리 김사율도 잘 던진다. 쉽게 점수를 주지 않는다"며 달라진 롯데 불펜을 높이 샀다.
2000년대 중반부터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흐름은 불펜에 무게를 둔 마운드 운용이었다. 삼성이 대표적이다. 선동렬 감독 부임과 함께 '지키는 야구'를 선언하며 특급 불펜투수들을 길러냈다. 2007년부터는 SK와 두산도 불펜 야구에 합세하며 강력한 뒷문 지키기를 자랑했다.

이 같은 흐름에 가장 뒤처진 팀이 바로 롯데였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강력한 마무리투수가 없었고, 불펜이 약해 늘 역전패가 많은 팀이었다. 지난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4.23으로 리그 전체 5위. 블론세이브는 15개로 KIA(16개) 다음으로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3.06으로 전체 2위이며 블론세이브도 10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다. 승계주자 실점율도 25.7%로 최소 2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사이드암 김성배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우완 파이어볼러 최대성에 FA로 입단한 언더핸드 정대현이 8월부터 전력으로 가세하며 강력한 철옹성 불펜을 구축했다.
기존의 좌완 이명우·강영식, 우완 최대성·김사율, 잠수함 정대현·김성배로 다양한 스타일의 투수들이 줄줄이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다. 경기 상황과 상대 타자에 따라 입맛에 골라쓸 수 있다. 올해 롯데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평균 3.5명의 구원투수들이 투입됐다. 이를 두고 '양떼 야구'라는 새로운 별칭도 붙었다.
덕분에 마무리 김사율이 구단 창단후 최다 32세이브를 올리며 이 부문 1위에 올라있고, 팀 홀드는 57개로 전체 1위다. 모두 구단 창단 후 처음있는 일이다. 수년간 롯데의 발목을 잡아 온 불펜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단기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리그 최강의 불펜은 삼성이다. 삼성은 8개팀 중 유일하게 2점대(2.99) 불펜 평균자책점과 한 자릿수 블론세이브(5개)를 기록 중이다. 승계주자 실점율도 25.6%로 롯데를 넘어 가장 낮다. 특히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는 60승2패로 승률이 9할6푼8리에 달한다. 류중일 감독이 롯데 불펜을 높이 평가한 데에는 여전히 삼성 불펜이 리그 최고라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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