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1위' 장원삼 피칭의 두 가지 비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10 06: 33

삼성 좌완 에이스 장원삼(29)은 올해 데뷔 첫 개인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7월10일 대구 LG전에서 10승을 거두며 다승 부문 단독선두로 뛰어오른 뒤 두달째 이 부문 1위를 독야청청하고 있다.
승수가 많아진 반면 평균자책점이 예년보다 조금 높아진 것이 아쉽지만 올해 장원삼이 위력적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7이닝 이상 소화한 게 9경기로 리그 전체 6위. 한 번 긁히는 날에는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찌르는 정교한 컨트롤과 새롭게 장착한 체인지업은 장원삼을 더 위력적인 투수로 만들고 있다. 지난 8일 대구 두산전에서 9이닝 동안 127개 공을 던지며 무사사구 11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 스트라이크존 좌우 활용 비결

그는 올해 9이닝당 볼넷이 2.37개에 불과하다. 장원삼은 뛰어난 제구에 대해 "감각이 좋다고 해야 하나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다"면서도 "가운데만 보고 던진다. 볼넷을 주는 게 싫어 불리한 카운트에는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한다. 그러다 보니 불리한 카운트에 홈런을 맞기도 한다"고 했다. 두산전 5회 이원석 홈런도 2B0S 불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가운데 직구가 공략당한 것이었다.
심판위원들은 "장원삼의 스트라이크존 좌우 활용 능력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는 장원삼 특유의 투구판 3루쪽을 밟고 던지는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투구판 중앙을 기준으로 우완 투수는 3루, 좌완 투수는 1루 쪽에 가깝게 밟고 던진다. 좌투수의 예를 들자면 좌타자에게 릴리스 포인트를 숨길 수 있고, 우타자에게는 몸쪽으로 날아오는 시각적 대비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장원삼은 보통의 좌완 투수와 반대로 투구판 3루 쪽을 밟고 던진다. 우타자에게는 몸쪽으로 파고드는 공을 던지고, 좌타자에게는 바깥쪽으로 멀어지는 공이 된다.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을 공략한 뒤 몸쪽으로 결정구를 가져간다. 빠른 공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모두 결정구로 유용하다. 그는 "투구판 3루 쪽에서 밟고 던지면 우타자의 몸쪽이 더 잘 보인다"고 말했다.
▲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의 효과
장원삼하면 슬라이더다. 공은 빠르지 않지만 정교한 컨트롤과 날카롭게 휘어지는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아 프로 무대에 성공했다. 하지만 수년간 지속되고 있던 투구 패턴에 변화가 필요했고, 지난해 후반기부터 새로운 무기를 연습했다. 바로 체인지업. 지난해 체인지업비율이 9.2%에 그쳤지만 올해는 13.6%로 늘었다. 대신 슬라이더 비율이 35.2%에서 32.1%로 줄었다. 
장원삼은 "작년 후반기 때부터 체인지업을 던지기 시작했다. 방에서 공을 갖고 놀며 체인지업 그립을 잡아보며 연습했고, 막상 캐치볼을 던져보니 괜찮았다"며 "아직 완벽하게 않지만 70~80% 정도는 손에 익은 것 같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 쓰기 좋다. 살살 던져서 맞춰 잡기에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좌타자(0.285)보다 우타자(0.237) 피안타율이 더 낮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효과가 크다.
직구-슬라이더 레퍼토리에 체인지업이 더해지자 상대하는 타자들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그는 "원래 타자들이 직구와 슬라이더만 노렸다. 요즘은 체인지업도 던지다 보니 직구로도 삼진을 많이 잡을 수 있게 됐다"고 자신했다. 올해 장원삼의 9이닝당 탈삼진은 7.5개로 데뷔 첫 해였던 2006년 7.0개를 능가하는 수치다. 장원삼은 "삼진에 대한 욕심은 없다. 하지만 나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며 체인지업 장착 효과에 반색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