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희미한 4강, 풍전등화의 수비력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9.10 07: 36

이제는 수비력으로 무너지는가
KIA의 고질적인 타선부진을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중요한 길목에서 수비 때문에 주저앉고 있다. 지난 8일~9일 잠실 LG전은 역전 4강의 마지막 발판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모두 앞서고도 실책으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4위 두산에 4경기차로 밀려나 4강의 꿈이 멀어지게 됐다.
선동렬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지키는 야구를 선언하면서 수비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방망이는 믿지 못해도 실점을 막는 수비력을 갖추면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다"며 기대했다. 그러나 올해 뚜껑을 열어보니 수비진이 크게 흔들렸다. 유난히 결정적이 실책이 많아지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  

▲잇따른 결정적 실책
8일 경기 KIA 공격은 1회초 김광삼을 공략해 4-0으로 앞섰다. 그러나 1회말 선두 오지환의 타구를 1루수 조영훈이 놓쳤고 결국 1실점으로 이어졌다. 4회말 2사후에는 윤요섭의 안타를 조영훈이 잡지 못했다. 바운드만 맞추었다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 결국 만루위기에서 2실점했다. 5회말에는 박기남이 선두 정성훈의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고(안타) 동점으로 이어졌다. 실책성 수비가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9일 경기도 뼈아팠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2회 먼저 3점을 뽑아 여유있게 앞서갔다. 그러나 2회말 1실점 후 맞이한 2사 만루에서 1루수 조영훈이 정의윤의 땅볼을 놓쳐 그대로 1점을 헌납했다. 추가득점 지원을 받지 못한 마운드는 한 점차의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7회말 동점을 허용했다. 내야진의 실책은 이틀연속 연장 끝내기 패배로 이어졌다.
▲구겨진 최소실책
작년 KIA는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했던 팀이었다. 133경기에서 단 67개에 그쳐 8개 팀 가운데 최소실책을 자랑했다. 김선빈과 안치홍이 안정된 키스톤 콤비를 자랑했고 이범호가 지킨 3루,  최희섭과 이종범이 번갈아본 1루도 큰 문제는 없었다. 그래도 수비 하나만은 안정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22경기를 남겨놓았는데도 80개를 기록, LG(85개)에 이어 최다실책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이적생 1루수 조영훈이 9개로 많은 축에 속한다. 작년 각각 9개에 그친 김선빈-안치홍은 13개와 9개를 기록했다. 경기수가 많아지면서 김선빈의 실책수도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내야진의 실책이 늘었다는 점에서 KIA의 시름이 담겨있다.  
▲이유는 천연잔디?
홈구장이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뀌는 외적 환경의 변화가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아무래도 천연잔디 보다는 인조잔디에서 수비하는데 편하다. 타구의 바운드가 일관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잔디 구장으로 바뀌면서 땅이 고르게 활착이 되지 않았다. 불규칙성 바운드가 많아지면서 타구처리에 애를 먹는 장면이 많았다.
여기에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한 이범호의 부상 공백도 크다. 시즌 초반부터 실책이 거듭되면서 선수들의 자신감도 크게 떨어진 점도 있다. 작년 2루수 골든글러브를 따낸 안치홍의 수비에서 자신감이 약해졌고 김선빈은 체력이 떨어져 타격과 수비가 동시에 영향을 받고 있다. 선 감독은 "우리 내야진의 수비력이 너무 약하다"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면 훈련량으로 커버할 수 밖에 없다"고 가을캠프부터 지옥의 훈련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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