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K팝스타'에서 가녀린 몸에 청아한 목소리로 눈길을 끈 백아연을 기억한다면, 10일 발표된 그의 데뷔곡 '느린 노래'는 꽤 놀라울 것이다.
한층 깊어진 목소리에, 파워풀한 고음이 그가 불과 몇달 사이에 얼마나 성장했는지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이 노래는 JYP엔터테인먼트로 간 백아연이 일찍이 먼저 듣고 '내 노래'로 찜했던 곡. 슈퍼창따이의 노래에 박진영이 가사를 보탠 이 곡은 좋아하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진 연인에 대한 마음을 담았다.
이미지와 달리 꽤 쾌활한 백아연은 목소리가 달라졌다는 반응에 크게 만족감을 표했다.

"저음을 더 잘 들리게 하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소리도 좀 더 풍부해지게, 파워풀하게 부르려 연습 많이 했고요. 후반부에는 도샾 음계로 10초 가량 이어지는 고음이 있어요. 고음을 쭉 끄는 걸 못해봤었는데, 이 노래를 듣고 참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꼭 제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의 데뷔는 꽤 급박하게 진행됐다. 같은 소속사에 'K팝스타' 1위인 박지민도 있지만 백아연이 먼저 데뷔의 기회를 잡은 건 순전히 이 노래 덕분이었다.

"저는 연습생 계약이라서요. 내년쯤 데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박진영 피디님이 제가 노래한 '느린 노래'를 들어보시더니 '너, 데뷔가 100일도 안남았다' 이러시는 거예요. 그때부터 라이브 연습 등 정말 정신 없이 준비해왔어요."
연습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그동안 배워온 창법을 많이 바꿔야 했다는 것. 입시 준비를 하면서 발음을 또박또박하고 정확하게 부르는 걸 배워왔는데, 박진영은 음정, 발음보다 감정에 충실하기를 바랐다.
"1대1 티칭 시간이 있어요. 박진영 피디님 앞에 서서 노래를 하는 건데요. 정말 떨리거든요. 자꾸 힘을 빼고 노래를 불러보라고 하시는데, 전 모르겠는 거예요.(웃음) 힘을 빼고 어떻게 노래를 부르지? 입을 조금만 벌리고 어떻게 노래를 부르지? 정말 어려웠어요."
노래 외에 예뻐지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톡 튀어나왔던 앞니는 라미네이트로 다듬었고, 그새 살짝 불어난 체중은 바나나 다이어트로 관리 중이다.
"'K팝스타' 때 양현석 선생님이 제 앞니에 대해서 얘기하셔서, 이후로 사람들이 제 앞니만 보는 거 같은 거예요.(웃음) 그래서 스트레스를 좀 받았는데, 교정할 시간이 없어서 라미네이트를 했어요. 다이어트는 아침을 많이 먹고 점심, 저녁에 바나나를 먹고 있는데요. 되게 배고파요.(웃음)"
'K팝스타' 1호 가수가 되는 만큼, 부담도 크다. 특히 그 뒤를 이어 데뷔할 친구들을 생각하면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된다.
"지민이는 연습하는 건물이 달라서 자주 보진 못했어요. (박)제형 오빠는 같이 연습생 계약을 해서 자주 봤는데, 열심히 준비 중이세요. 제가 첫 데뷔이다보니 첫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어요. 제가 주목을 못받으면 앞으로 나올 친구들한테도 나쁜 영향을 줄까봐 걱정이 되더라고요. 벌써 데뷔해도 되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 거 알아요. 'K팝스타' 때와 똑같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정말 열심히 했으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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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