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굴당' 종영①] 안방에 넝쿨째 굴러온 '국민드라마'
OSEN 조신영 기자
발행 2012.09.10 08: 27

모두가 누군가의 가족으로 행복했고, 아픔과 상처는 그렇게 아물며 서로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됐다. 모두가 행복한 ‘해피엔딩’이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과거 귀남(유준상)의 실종사건으로 상처를 안고 살아왔던 방가네 식구들이 용서와 화해로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고 새 출발을 한 뒤, 이제는 가족으로 자리 잡아 뗄 레야 뗄 수 없는 진짜 가족이 돼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숙(조윤희)과 재용(이희준)의 결혼식으로 시작된 마지막회는 그간 존재했던 모든 갈등이 해소되며 해피엔딩으로 기분 좋은 마무리가 됐다. 이 중심에는 ‘가족의 힘’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한 ‘가족’이 중심에 있었다.

여느 드라마처럼 ‘1년 후’라는 설정으로 시간이 지난 뒤 주인공들의 변한 모습을 보여준 ‘넝굴당’. 특히 윤희(김남주)는 막연한 공포의 대상이었던 ‘시월드’ 속으로 풍덩 들어가 있었고, 귀남과 지환을 입양해 아이 교육문제로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보이며, 여느 부부와 같은 일상을 보냈다. 임신도 했다.
또 윤희는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 걸려온 청애(윤여정)의 빨리 들어오라는 독촉 전화에도 천연덕스럽게 대꾸하며 “어머, 어머니. 제가 뭘 했다고. 감사합니다. 제가 국민 며느리라고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시댁 등장'으로 파란만장한 삶의 주인공이 됐지만 결국에는 가장 행복한 며느리와 아내가 돼 있었던 것. 그가 사랑하는 귀남과 그의 가족들 사이에서 말이다.
특히 귀남이 장수(장용)와 아들 지환과 목욕탕을 가 서로의 등을 차례로 밀어주는 모습은 가족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의미가 남달랐다. 머리를 말리는 모습이 닮아 있던 부자, 그리고 그 모습을 또 닮아갈 아이가 있다는 사실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정까지 들게 만들며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청애는 양실(나영희)에게 가족만이 할 수 있는 진정한 ‘용서’를 건넸다. 이밖에도 일숙(양정아)과 말숙(오연서)은 각각 윤빈(김원준)과 세광(강민혁)은 연애의 연장선에 서 있었고, 방장군(곽동연)은 어느덧 스타가, 똑 소리 나게 할 말 제대로 하는 지영(진경)은 고부 일기로 스타 작가가 돼 있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했고, 가족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사랑을 느끼며 다시는 후회하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와 상처를 치유한 채 말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가족드라마'가 흥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준 '넝굴당'은 흔히 말하는 불륜, 복수 등의 막장 코드대신 각종 패러디와 사회 비판적 코드를 선택하고, 김승우를 필두로 한 카메오 열전이 이어지며 재미를 더했다. 특히 ‘귀남 실종 사건’이라는 다소 과도한 설정도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눈물과 화해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구실을 제대로 해 내는 신기한 드라마였다.
결국 그렇게 제대로 실린 ‘가족의 힘’은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더 현실적으로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고, 해피엔딩이라는 뻔한 결말도 뻔하지 않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모든 근본에는 억지스러움 없이 모든 것이 물 흘러가듯 만들어버리는 박지은 작가의 필력과 김남주, 유준상, 윤여정, 장용, 조윤희, 오연서, 이희준 등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다. 
국민드라마의 칭호가 아깝지 않은 '넝굴당'은 무엇하나 버릴 것 없는 안방에 넝쿨째 굴러온 '가족드라마'였다.
마지막 회 방송 후 시청자들은 시청자 게시판에 "'넝굴당'처럼 감동과 웃음을 주는 그런드라마가 또있을지 모르겠네요", "처음에 볼 때 뭐 이런 소재가 있나 싶었는데 보면볼수록 가족간에 사랑, 가족이 무엇인지 진짜 알게 된 것 같아 좋았다. 이런게 바로 진정한 가족드라다", "이 각박한 세상에 드라마를 보며 행복해지는 기분을 얼마 만에 느껴보는지. 최고의 드라마다" 등의 감상 소감을 밝혔다.
한편, 10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마지막 방송은 전국 기준 45.3%의 시청률을 기록, 지난 8월 19일 기록한 자체최고 시청률 42.1%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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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넝굴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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