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1, 퀸스파크 레인저스)은 역시 '아시아 No.1'이었다.
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전이 열린다. 2승(승점 6)으로 A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과 1무1패(승점 1)로 자동탈락의 위기에 놓인 4위 우즈베키스탄의 일전을 앞둔 현지 분위기는 자못 비장했다.
한국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한국인들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낯선 동양인들에 대해 어딜 가나 "야뽀니카(일본인)? 까레아(한국인)?"하고 질문을 던져온다. 경기 당일이 가까워져 올수록 한국인이라고 대답하는 순간 살풋 경계심이 어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우즈베키스탄인들은 한국인이라고 대답하면 곧바로 누군가의 이름을 외친다. '박지성'이다. 택시 운전기사도 슈퍼마켓의 경비원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젊은 청년도 모두 '박지성'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한동안 우즈베키스탄을 휩쓸었던 한류 열풍으로 인해 '주몽'이나 '대장금' 같은 사극 드라마의 이름을 연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차의 70% 이상이 마티즈일 정도로 한국차 보급률이 높다. 박지성은 이처럼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한국 문화와 동급, 그 이상의 레벨로 우즈베키스탄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셈이다.
한 우즈베키스탄인은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면서 활약했던 것을 안다"며 박지성의 이적 소식에 대한 정보를 궁금해하기도 했다. 슈퍼마켓에서 만난 한 경비원은 "박지성은 아시아 넘버 원"이라며 손가락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박지성이 명실공히 아시아 최고의 프리미어리거임을 새삼 재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코 앞으로 다가온 결전의 날에 대한 경계심은 잊지 않았다. 경기가 펼쳐질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는 쿠웨이트와 평가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한국과 일전을 안내하는 게시물이 붙었다. 우즈베키스탄인들은 손가락을 펴보이며 5-0, 10-0으로 자국의 승리를 자신했다. 100달러를 걸고 내기를 하자는 이들도 있었다.
11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한국 축구가 박지성 그 이상의 깊은 인상을 우즈베키스탄인들에게 심어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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