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여기까지인가" 박찬호 부상 아쉬움과 복귀의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11 08: 49

"운이 여기까지인가…".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의 한국프로야구 데뷔 첫 시즌이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박찬호는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피로 누적과 부상으로 선발등판 일정을 거른 게 2차례 있었을 뿐 언제나 1군 엔트리 한 자리는 늘 지켰던 박찬호였다. 하지만 우리나이 불혹의 그도 부상에는 버틸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엔트리 제외에도 불구하고 1군 선수단과 동행했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찬호가 1군과 동행하며 치료를 하겠다고 하더라. 우리팀은 찬호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크다.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찬호가 있어야 우리팀이 더욱 빛난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을 하는 멘토 박찬호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이다.

비록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진 박찬호이지만 그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그는 엔트리 제외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운이 여기까지인가 보다"며 담담해 했다. 그는 6월초 피로 누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걸렀고, 7월 중순 허리 통증으로 올스타전에 불참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한 번 빠졌다. 최근에는 팔꿈치 통증까지 겹쳤다. 몸에 이상이 오자 구위도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팔꿈치 뼛조각이었다. 한양대 1학년 시절부터 있던 팔꿈치 뼛조각이 그를 괴롭히고 있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투수들은 대부분 팔꿈치에 뼛조각이 돌아다는데 새로운 구종을 던지면 쓰는 근육이 달라지고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찬호의 경우에는 18년을 선수 생활했고, 최근에는 컷패스트볼을 많이 던졌기 때문에 무리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누구보다 철저한 훈련으로 자기관리를 한 그였지만 나이는 속이지 못했다.
박찬호는 전반기 16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3.77로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16경기 중 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하는 등 한화 팀 내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빠지지 않고 지키는 내구성을 자랑했다. 그러나 구위가 떨어진 후반기는 힘겨웠다. 후반기 6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8.90. 특히 마지막 5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피안타율도 전반기(0.258)보다 후반기(0.365) 크게 치솟았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찬호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는 게 많아 보인다. 시즌을 마친 뒤 진로 문제도 있고,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했다. 아직 그의 현역 생활 지속 여부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박찬호가 올 시즌 내로 복귀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다. 그는 시즌 내 복귀 여부에 대해 "정말 보고 싶은가?"라고 농담을 던진 뒤 "나중에 다시 또 보자"는 말로 가능성을 남겨놓았다.
한용덕 감독대행도 박찬호가 의지를 갖고 있다면 선발등판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가 순위 싸움 하는 상황도 아니고, 남은 기간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도 "찬호가 원하면 선발등판 기회를 줄 수 있다. 최근 경기들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 본인이 좋은 모습을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면 팔꿈치 상태에 따라 선발 기회를 주겠다. 특별한 선수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대우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데뷔 첫 해 22경기 모두 선발등판한 박찬호는 5승9패 평균자책점 5.07을 기록하고 있다. 과연 이대로 올 시즌을 마칠지 아니면 아니면 몸을 정비하고 시즌 막판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는 잔여 19경기를 남겨두고 있고, 내달 1~2일 대전구장에서 SK를 상대로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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