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이 밝아왔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진검승부가 펼쳐질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최강희호가 풀어야 할 문제 세 가지를 짚어봤다.
▲ 딜레마인가 해결사인가, '박주영'
박주영(아스날)의 활용법은 최강희호 최대의 난제가 될 듯하다. 병역논란에 휩싸였다 극적으로 홍명보호에 발탁, 선발로 출전해 동메달의 기적을 이루는데 앞장섰던 박주영은 피로 누적과 체력 저하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100%의 몸상태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박주영의 활용법을 고심하고 있다. 박주영은 우즈베키스탄 현지 훈련에서는 줄곧 김신욱과 짝을 맞춰 투톱으로 훈련에 임했다. 현재로서는 후반 조커 투입 가능성이 가장 높다. 조커 투입은 사실상 이동국 원톱 체제의 4-2-3-1 포메이션으로 선발 라인업이 굳어진 이상 박주영이 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기도 하다.
박주영으로서는 언제 투입되더라도 결정적 한방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이번 대표팀에서 박주영이 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해결사라는 이름에 걸맞은 활약이 필요하다. 순간적인 골 찬스를 놓치지 않고 번뜩이는 골잡이의 본능이 무뎌지지 않았음을 증명해야한다.
▲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지한파 3인방'
최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대상 1순위로 삼았던 오딜 아흐메도프(안지)의 부상은 대표팀에 있어 호재가 틀림없다. 하지만 여전히 방심은 금물이다. 누구보다 한국을 잘 알고 있는 지한파 3인방이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 전력의 핵심인 알렉산데르 게인리히, 세르베르 제파로프, 그리고 티무르 카파제는 모두 전직 K리거 출신이다. 지난 시즌 수원에서 뛰었던 게인리히는 우즈베키스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예정이고 2010-2011시즌 서울의 우승을 이끌었던 제파로프가 그 뒤를 받칠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의 플레이메이커인 카파제도 무시할 수 없는 선수다. 지난 시즌 인천에서 뛰었던 카파제는 우즈베키스탄의 중원을 조율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주전 선수 5명이 부상으로 결장하며 중심축이 얕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이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지한파 선수들에 대한 충분한 경계가 필요하다.

▲ 철저한 준비를 무너뜨리는 '경기장 변수'
최 감독은 경기 전날인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면에서는 어려운 것이 없다고 본다.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능력을 발휘해준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변수는 존재한다. 최 감독이 "어느 팀이든 원정경기는 기후, 시차, 홈팬들의 경기장 분위기 같은 부분이 어렵다"고 이야기한 이유다.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가장 말이 많았던 부분 중 하나는 잔디였다. 대표팀은 이번 원정 기간 동안 두 군데의 훈련장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타슈켄트 인근 외곽의 도스틀리크 훈련장과 분요드코르의 홈구장인 자르 스타디움에 딸린 자르 훈련장이다.
대표팀의 첫 훈련장소였던 도스틀리크 훈련장은 잔디 상태가 좋지 못했다. 잔디가 군데군데 길게 자라있고 흙상태가 고르지 못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훈련 첫날 발목을 접질린 황석호를 비롯, 좋지 못한 잔디 위에서 뛰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다행히 경기가 열리는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은 당초 걱정과는 달리 잔디 상태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 축구협회 관계자는 "약 두 달 전에 네덜란드에서 잔디를 가져와 그라운드를 새롭게 정비했다. 한국 축구협회 관계자도 사전 미팅에서 만족감을 나타냈다"며 경기장 잔디가 최상의 상태임을 거듭 강조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우즈베키스탄전을 맞이하게 된 최강희호. 2연승이라는 좋은 흐름 속에서 원정 첫 승에 도전하는 최강희호가 세 가지 문제를 잘 풀어내 기분 좋게 이란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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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