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굉장히 좋은 팀이자 강한 팀이다. 항상 월드컵에 출전하는 좋은 팀이라 존경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미르잘랄 카시모프 감독은 한국을 추켜세웠다. 상대팀에 대한 예의일 수도 있고 조심스러움의 표시일 도 있었다. 그러나 본선 탈락의 위험 앞에서도 한국을 잘 아는 감독이기 때문에 보일 수 있는 여유는 분명히 남아있었다.
카시모프 감독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한국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티무르 카파제와 함께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시모프 감독은 상대팀인 한국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냐는 우즈베키스탄 기자의 질문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한국은 굉장히 좋은 팀이자 강한 팀이다. 항상 월드컵에 출전하는 좋은 팀이라 존경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문을 연 카시모프 감독은 "새로 최강희 감독이 부임한 이후 한국팀을 좋은 쪽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평가했다.
카시모프 감독은 강한 압박을 통해 경기를 이끌어가는 최 감독의 '닥공' 스타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센터 플레이 활용을 잘하는데다 헤딩도 좋고 강력한 미드필더진과 측면에서 올라오는 윙백의 공격 전개가 인상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뼈가 있는 여유는 남겨놓았다. 카시모프 감독은 "한국팀에도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말하지 않겠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게만 이야기할 생각"이라며 한국에 대한 분석과 대비를 철저히 했음을 암시했기 때문.
카시모프 감독의 보이지 않는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승리의 기억이다.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바딤 아브라모프 감독 대신 대표팀을 맡게 된 카시모프 감독은 ACL에서 성남과 포항을 꺾고 8강에 오른 부뇨드코르의 지휘관이었다.
우즈베키스탄 취재진들 역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카시모프 감독이 ACL의 기억처럼 다시 한 번 한국을 물리쳐줄 것을 바라는 눈치였다. 그러나 아직 그 능력에 대한 회의는 남아있다.
우즈베키스탄 축구 전문지인 인테르 풋볼의 기자는 카시모프 감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고 평가를 보류했다. 현역 시절 맹활약하며 우즈베키스탄의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었던 카시모프 감독은 선수로서는 훌륭했을지 몰라도 감독으로서 능력은 아직 미지수라는 것.
실제로 카시모프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 후 치른 4경기 중 요르단, 쿠웨이트를 상대로 치른 평가전에서 2승을 거뒀을 뿐이다. 그나마 쿠웨이트의 경우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였다.
벼랑 끝에 몰린 우즈베키스탄을 이끌어야 하는 카시모프 감독이 한국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승점 3점을 위해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진 카시모프 감독이 만반의 준비를 다한 최강희호에 어떻게 대항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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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