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이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자학개그를 펼쳤다.
유재석은 지난 10일 방송된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서 패널 김응수와 박재범이 프로그램을 자주 봤느냐는 질문에 선뜻 긍정의 대답을 내놓지 못하자 “요즘 ‘놀러와’ 자주 보시는 분들 많지 않다”고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같은 유재석의 자학개그는 이날 방송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달 방송된 400회 특집 1탄에서도 “400회 특집으로 차에 꽃다발을 달았지만 이럴 때가 아니다”면서 위기에 빠진 ‘놀러와’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재석의 자학개그에 시청자들의 귀가 쫑긋할 수밖에 없는 것은 박명수가 늘 MBC ‘무한도전’을 통해 말하는 것처럼 2000년대 후반 이후 그는 언제나 ‘1인자’였기 때문이다. 현재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동시간대 1위를 하지 못하는 것은 ‘놀러와’ 뿐이다.
‘무한도전’을 시작으로 KBS 2TV ‘해피투게더3’,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까지 안방극장은 평일과 주말 가리지 않고 유재석을 선택하고 있다.
그런데 ‘놀러와’는 다르다. 8년 장수 토크쇼인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안녕하세요’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공세를 받더니 올해 초부터는 지상파 3사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 MC로 불릴만큼 언제나 시청률에 있어서 흥행보증수표였던 그가 유독 ‘놀러와’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자학개그가 재미를 주고 있는 것.
혹자는 유재석의 굴욕이라고도 하지만 이는 ‘놀러와’라는 프로그램이 8년 넘게 방송되면서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는 토크쇼가 된 영향이 크다. 이를 알고 있는 제작진은 10일 방송을 기점으로 새 코너 ‘트루맨쇼’와 ‘방바닥 콘서트 보고싶다’를 내세워 일단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청률은 여전히 동시간대 꼴찌이지만 자학개그까지 하는 국민 MC 유재석의 노력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을지 월요일 밤 지상파 3사 토크쇼의 경쟁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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