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대 출신’ 김용의, 쏠쏠한 1군 전력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9.11 12: 41

“수비 쪽에서 필요한 선수다. 이병규(7번)가 아프다보니 지금은 대신 1루를 봐주고 있고”.
불과 1년 전 의장대 말년 병장이었던 현역 군인이 이제는 당당한 1군 프로야구 선수다. 그것도 공-수-주에서 고루 재능을 갖춘 선수인 만큼 쓰임새도 확실하다. 의장대 기수 출신 김용의(27, LG 트윈스)가 최근 들어 출장 기회 속에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
올 시즌 김용의는 69경기 2할5푼7리 2홈런 16타점 5도루(11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LG 야수진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8일 KIA전에서는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팀 승리를 이끈 데 이어 10일 KIA전에서도 4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하위타선의 첨병 노릇을 해냈다.

선린인터넷고-고려대를 거쳐 지난 2008년 두산에 2차 4순위로 입단했던 김용의는 그해 6월 우완 이재영(SK)과 함께 최승환(한화), 이성열(넥센)의 반대급부로 LG 이적한 바 있다. 원래 LG가 원했던 카드는 우완 이승학(은퇴)과 내야수 오재원이었지만 이승학의 허리 디스크 부상으로 인해 두산측에서 LG에 다른 카드를 선택하길 요청했고 당시 1군 백업 요원을 맡고 있던 오재원에 대한 김경문 전 감독의 신임도 등이 얽혀 카드가 바뀌었다.
LG에서 한 시즌 반 가량 2루 수비 훈련도 하는 등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군입대를 준비했던 김용의. 그러나 군 야구팀 입대에 실패하며 결국 그는 강원도 원주 1군 사령부 의장대에서 복무했다. 투수라면 어깨와 팔꿈치에 누적된 피로를 씻어낼 수 있었겠지만 그는 실전 감각이 중요한 야수였다.
지난해 말 제대와 함께 곧바로 팀의 마무리 훈련에 참여해 굵은 땀을 흘린 김용의는 막판 LG의 고춧가루 근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실상 4강 진출의 꿈은 물 건너갔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드는 LG의 경기력에는 김용의의 몫도 상당하다. 김기태 감독은 “작은 이병규의 부상으로 김용의가 1루를 보고 있다. 원래 외야수였는데 수비 면에서 쓰임새가 있어 꼭 필요한 선수다”라며 김용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려대 시절 김용의는 3번 타자이자 3루수-좌익수를 병용할 수 있는 유망주로 꼽혔다.
한때 LG에는 “팀 성적은 하위인데 선수단 일부에는 스타 의식이 물들어 있다”라는 비난이 있기도 했다. 팬들의 기대치에 유망주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며 결국 더 큰 선수로 자라나지 못하는 비운도 따랐다. 그랬던 팀 LG에서 현역병 출신 ‘잡초’ 김용의가 팀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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