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말 전성시대, 배우들 사투리로 울고 웃는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09.11 18: 05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가요 가사에까지 등장하는 사투리의 종횡무진 활약이 눈부시다. 주인공 친구의 감초 대사에서 주인공의 주언어로 당당하게 급부상한 사투리는 표준어가 주지 못하는 말맛과 특유의 정서를 한몸에 안고 대중과의 친근한 스킨십을 이어가는 중이다.
사투리의 대중문화 활용이 빈번하다 할지라도 입에 척척 달라붙는 ‘리얼 사투리’로 감칠맛 연기를 펼치는 배우가 있는 한편, 어색한 말투로 시청자의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배우 역시 동시에 존재한다. 요즘 배우들, 사투리로 흥하고 또 사투리로 망해 희비가 교차한다.
# 사투리로 흥한자…이성민·서인국·이범수·류승범
리얼 사투리 구사력으로 각광받는 배우들을 살펴보면 주로 지역 출신인 경우가 많다. 현재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이성민과 송선미, tvN 주간드라마 ‘응답하라 1997’ 속 서인국과 정은지는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이성민이 경북 봉화, 송선미와 정은지가 부산, 서인국이 울산 출신으로 이들은 모두 착 달라붙는 ‘자기 말’로 극중 인물의 섬세한 감정과 대사를 무리 없이 소화해 호평 받는다.
지역 출신 배우로는 이범수의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충북 청주 출신인 이범수는 영화 ‘짝패’에서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조폭 두목으로 분해 느릿느릿한 말투와는 정반대의 끈질기고 잔인한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역 출신이 아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리얼 사투리를 구사해 호평 받은 배우도 있다. 영화 ‘사생결단’에서 마약 중간상으로 분한 류승범은 충남 온양 출신에도 입에 척척 달라붙는 부산 사투리로 극의 밀도를 높였다. 함께 출연한 배우 황정민이 마산 출신으로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사는 어느 한 사람이 쳐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이 외에도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 출연한 아역 배우 김유정이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와 능청 연기로 호평 받았다.
# 사투리로 곤혹…조여정·오지호·한예슬·이진욱
매서운 눈썰미의 시청자들에게 어색한 사투리 연기가 들통나 곤욕을 치른 배우들도 있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에 출연 중인 조여정은 극 초반 입에 붙지 않은 경상도 말투로 시청자의 지적을 받았다. 특히 부산 토박이 아가씨 역할을 맡았기에 조여정을 향한 뭇매는 거셌다. 이에 조여정은 부산 출신들에게 부탁해 대사를 부산말로 녹음해 수시로 들으며 특훈을 받고 있다는 전언.
오지호의 어색한 사투리 연기는 영화 ‘조폭마누라3’에서 지적됐다. 전라도 출신의 오지호는 극중에서 꽃미남 조폭으로 분해 사투리를 썼다 안 썼다 하는 본인도 헷갈릴 정도의 모습으로 진땀을 뺐다.
또한 지난해 방영된 KBS 2TV 드라마 ‘스파이 명월’에서 남파 간첩으로 분한 한예슬과 이진욱도 어설픈 북한말 연기와 함께 부정확한 발음까지 더해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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