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으로 10승’ 이용찬, 포크볼 마에스트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9.11 21: 15

그를 가리켜 외국인 마무리 스콧 프록터는 “습득력이 뛰어나고 영리한 투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무리 시절과는 확연히 달라진 투구 스타일로 제 몫을 연일 해내더니 이제는 한 시즌 10승을 완봉으로 장식했다. 두산 베어스의 젊은 우완 에이스 이용찬(23)이 어느새 포크볼 마에스트로로 우뚝 섰다.
이용찬은 11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로 나서 9이닝 동안 4피안타(탈삼진 11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가장 뛰어난 선발 등판 기록과 함께 생애 첫 완봉승 기염을 토했다. 이날 승리로 이용찬은 시즌 10번째 승리로 데뷔 첫 한 시즌 10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9회 2사 만루 경기 첫 위기를 맞았으나 홍성흔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개인 첫 완봉승과 한 시즌 10승을 거둔 이용찬이다.
이날 이용찬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에 머물렀다. 선발로 전향한 이후 이용찬은 150km대 특유의 직구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팔꿈치 통증 여파도 있었고 이후 자신의 투구 스타일을 약간 변모시켰다.

느려진 직구 대신 이용찬이 내세운 것은 두 개의 포크볼이었다. 하나의 구종이 지난 2010년 마무리훈련에서 팀 선배 김선우로부터 배운 스플리터성 구질이었다면 두 번째 구종은 정명원 코치로부터 사사한 느린 포크볼이었다. 김선우에게 배운 구종은 서클 체인지업 그립을 기본으로 중지와 약지를 포크볼식으로 벌려 던지는, 과거 KIA에서 뛰던 세스 그레이싱어(지바 롯데)의 구종과 유사하다.
이 공은 대체로 구속 스펙트럼이 120km대 후반에서 형성되었으며 정 코치로부터 배운 포크볼은 110km대 후반에서 120km대 초반의 각이 큰 공이다.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던지는 두 가지의 포크볼이 빛을 발하면서 마무리 출신 이용찬이 상대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게 했다. 경기 초반 140km대 초중반 직구로 공격적 투구를 펼친 뒤 중후반 포크볼을 앞세우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도 세운 이용찬이다.
그와 함께 이용찬은 롯데 타선을 상대로 올 시즌 뒤늦은 1승을 거두며 전 구단 상대 승리에도 가까워졌다. 올 시즌 10승을 거둔 이용찬은 잠실을 공유하는 LG에만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광속구 마무리에서 ‘포크볼 마에스트로’로 변모한 선발 이용찬이 자신의 목표 승수인 12승과 전 구단 상대 승리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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