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같은 동점골이자 기사회생의 계기였다. 곽태휘(33, 울산)가 지난 카타르전에 이어 다시 한 번 골을 터뜨리며 팀의 패배를 막았다. 하지만 곽태휘의 얼굴에 웃음기는 없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은 전반 13분 제파로프의 코너킥을 기성용이 걷어내려다 그대로 자책골을 기록하며 우즈베키스탄에 먼저 선제골을 내줬다. 경기 시작부터 우즈베키스탄의 날카로운 측면 공격에 측면이 계속 뚫리면서 자초한 결과였다.

바로 이 코너킥 찬스를 눈 앞에서 내줘야했던 곽태휘의 어깨는 무거웠다. 바카예프의 돌파를 막지 못하고 슈팅까지 내줬던 곽태휘의 머릿속에서는 지난 도하 아시안컵과 카타르전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악몽이 되풀이됐을 지도 모른다.
한 번 흐름을 내준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좌우 날개가 진영을 휘저을 수 있도록 공간을 내준데다 중앙수비마저 헛점을 드러내며 바카예프-제파로프로 이어지는 공격진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게끔 했다.
이정수(알 사드)와 함께 센터백으로 나선 곽태휘는 상대의 파상공세에 빗장을 열어줬던 아쉬움을 골로 풀었다. 전반 44분 박주호가 얻어낸 파울을 기성용이 프리킥으로 올려줬고 수비수의 숲에서 훌쩍 뛰어오른 곽태휘는 이를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곽태휘의 헤딩슛은 이를 걷어내려던 우즈베키스탄 수비수의 다리를 맞고 골로 이어졌다.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천금같은 동점골이었다. 이 동점골이 아니었다면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리드 속에서 더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원정 2연전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겠다는 목표를 가졌던만큼 이날 경기는 내용면에서도 결과면에서도 만족스러울리 없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에 2골을 내주는 과정에서 드러난 포백라인의 문제점, 중앙 수비의 불안함은 곽태휘의 얼굴에서 웃음기를 앗아갈 수밖에 없었다.
costball@osen.co.kr
타슈켄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