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전 이후 이런 운동장은 처음이다. 자기들도 넘어지더라".
패자의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생각보다 훨씬 좋지 않았던 잔디 상태에 대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서 고전 끝에 2-2 무승부에 그쳤다.

기자회견에서 "초반 싸움에서 이기자고 했는데 미드필드 쪽에서 플레이가 잘 안됐고 실점장면이 안좋았다. (실점이)전체적인 내용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그 부분이 아쉽다"고 밝힌 최 감독은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라운드 컨디션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동안 최강희호는 꾸준히 제기됐던 잔디에 대한 불안감을 조심스레 달래왔다.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가장 말이 많았던 부분 중 하나는 잔디였다. 대표팀은 이번 원정 기간 동안 두 군데의 훈련장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타슈켄트 인근 외곽의 도스틀리크 훈련장과 분요드코르의 홈구장인 자르 스타디움에 딸린 자르 훈련장이다.
대표팀의 첫 훈련장소였던 도스틀리크 훈련장은 잔디 상태가 좋지 못했다. 잔디가 군데군데 길게 자라있고 흙상태가 고르지 못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훈련 첫날 발목을 접질린 황석호를 비롯, 좋지 못한 잔디 위에서 뛰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훈련장의 잔디 상태로 인해 황석호와 곽태휘가 가벼운 발목 부상을 당했지만 경기장은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의 잔디는 새로 심어 깨끗하고 좋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공개훈련을 통해 적응기간을 가졌지만 막상 직접 밟은 잔디는 생각보다 미끄러웠고 바닥은 푹푹 패였다. 최 감독은 "시리아전 이후로 이런 운동장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자기들도 경기장에서 미끄러지고 넘어지더라"고 내심 마음 한 구석에 남은 아쉬움을 전한 최 감독은 "결국 선수들이 이런 경기장 상황에 적응해야한다"고 혀를 찼다. 결국 그 어떤 최악의 상황이라도 극복해야하는 것이 선수들의 의무라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전을 2-2 무승부로 아쉽게 마감한 최강희호는 오는 10월 17일 이란과 원정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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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