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4강 징크스', 이번엔 KIA 발목 잡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9.12 07: 20

2012년 프로야구 정규시즌 일정도 전체 532경기 가운데 456경기를 소화, 85.7%를 치러 막바지에 이르렀다. 어느 정도 순위가 고착화된 가운데 1위 삼성과 2위 롯데가 4경기 차를 보이고 있어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이 유력한 상황. 남은 건 롯데와 SK, 그리고 두산이 벌일 2위 싸움이다. 2위 롯데와 3위 SK는 2.5경기, 4위 두산은 3경기 간격으로 늘어서 있다. 이제 20경기가 채 남지 않았지만 얼마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호시탐탐 4강을 노리던 5위 KIA는 LG에게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4위 두산과 이제 5경기나 차이가 난다. 잔여시즌 일정등을 고려했을 때 결코 따라가기 쉽지 않다. 게다가 KIA는 타선의 주포가 모두 빠지는 등 정상전력이 아니라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기 결코 쉽지만은 않다. 사실상 삼성, 롯데, SK, 두산이 4강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매년 결정되는 4강팀과 관련된 징크스가 하나 있다. 전년도 4강 4팀 가운데 한 팀만 탈락하고 나머지 3팀은 가을야구를 계속하는 게 그것이다. 이 징크스는 2007년부터 생겼다. 그 해 4강 진출팀은 SK-두산-한화-삼성 이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8년 여기서 한화만 4강에서 탈락하고 대신 롯데가 8년 만의 가을야구에 성공한다. 한화는 베이징 올림픽 직전까지 3위를 지켰지만 이후 성적이 급락, 5위로 시즌을 마친다. 이후 한화는 쭉 4강 진입에 실패하고 있다.

2009년엔 삼성의 4강 탈락이 눈에 띄었다. 삼성은 그 해 선발진이 무너졌고 주전 마무리 오승환까지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막판까지 삼성은 롯데와 4위 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2경기 차 5위에 머물렀다. 삼성의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해가 바로 2009년 이었다. 대신 전년도 6위였던 KIA는 정규시즌 1위를 차지, 내친 김에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그러면서 KIA는 전신인 해태를 포함해 통산 10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렇지만 KIA는 이듬해인 2010년 5위로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우승 후유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렸고, 시즌 중반 16연패를 당하는 최악의 경험도 했다. KIA 대신 4강 진입에 성공한 팀은 삼성, 그 해 삼성은 오승환이 일찌감치 시즌아웃 됐지만 여전히 강력한 불펜을 뽐내며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징크스는 작년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4강에서 탈락한 불운의 팀은 바로 두산이다. 2007년부터 4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갔던 두산은 초반 지독한 부진에 시달렸고 결국 김경문 감독이 6월 지휘봉을 내려놨다. 5위로 두산이 시즌을 마감한 가운데 2010년 4강 탈락의 아픔을 맛봤던 KIA가 정규시즌 4위로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얻었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징크스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4강팀인 삼성-롯데-SK-KIA 가운데 KIA만 탈락하고 그 자리를 두산이 채울 태세다. KIA는 불과 21경기를 남겨둔 상황, 올해도 '4강 징크스'가 이어질지 여부는 KIA의 잔여시즌 행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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