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이승화, 올핸 기회 잡았어야” 안타까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9.12 10: 43

“지금 같은 때 팀에 있으면 얼마나 도움이 되나. 결국 기회가 찾아왔지만 못 잡은 거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승화(31)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로 최정상급 외야 수비능력을 갖추고 있고, 발까지 빨라 주루 플레이에 능하다. 다만 타격이 약해 주전선수로 뛰지는 못 하지만 대수비나 대주자로 유용한 선수가 바로 이승화다.
이승화 본인도 자신의 약점이 타격이라는 사실을 인지, 매년 겨울마다 타격보완에 구슬땀을 흘린다. 시즌 중 경기장에 가장 일찍 나와 한여름 볕에 특타를 실시하는 것도 이승화다. 롯데 코칭스태프가 “프리배팅은 대한민국 최고”라고 말할 정도다. 이 말에는 이승화가 기본적인 타격재능을 갖춘 선수지만 실전에서 실력발휘를 못 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묻어 있다.

양승호 감독은 이승화의 수비능력에 주목, 부임 첫 해 그를 주전 중견수로 낙점했다. 하지만 방망이가 너무나 안 맞았고, 수비까지 영향을 받아 결국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렇지만 이승화는 올 시즌 여전히 경기 막판 수비강화가 필요할 때 출전하는 외야 1번옵션으로 활약했다.
그렇지만 현재 이승화를 1군에서 볼 수 없다. 지난달 18일 2군에 내려갔기 때문이다. 그 계기가 된 것은 한 번의 주루미스, 그리고 한 번의 번트 실패였다. 경기 막판 대주자로 투입된 이승화는 타구판단을 잘못해 아웃이 됐고, 연장전 무사 1루 기회에서 압박수비를 들어오던 내야수 앞으로 정직하게 번트 타구를 굴려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에 양 감독은 “선수의 능력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이승화가 집중을 안 했기 때문에 그런 플레이가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2군에 내려간 이승화는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고 있다. 경기 중 곧바로 발목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여기에도 “다른 게 아니라 주루플레이 도중 발목을 다친 것이라면 선수가 집중을 안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서 차이가 생기는 것”이라 말했다.
양 감독이 이승화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건 그만큼 재능을 아끼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는 주전 좌익수 김주찬의 발목이 좋지 않아 결장하는 날이 종종 있다. 그 자리는 주로 황성용이나 김문호가 채운다. 그렇지만 이승화가 부상 없이 1군에 있었다면 출전 기회를 더 많이 보장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승화, 올해는 정말 기회를 잡았어야 했다”는 양 감독의 말에는 찾아온 기회를 잡지 못한 제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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