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본선 직행의 꿈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 취재진들은 경기 결과보다 경기 내용에 더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1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서 4골을 주고받은 난타전 끝에 2-2 무승부에 그쳤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 취재진은 A조 1위 한국을 시종일관 압도하며 경기를 이끌어간 사령탑 미르잘랄 카시모프 감독에게 박수를 보냈다. 카시모프 감독이 부임한 후 5번째로 치르는 이날 경기에서 그는 자신이 가진 능력과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의 가능성을 모두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우즈베키스탄의 축구 전문지 '인테르 풋볼'의 카몰리딘 기자는 밝은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이날 경기 결과가 한국에는 좋은 쪽이냐, 혹은 나쁜 쪽이냐"는 그의 물음에 딱히 대답할 말은 떠오르지 않았다.
카몰리딘 기자는 "한국은 좋은 경기를 했다. 역시 강한 팀이다"라고 추켜세우면서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곤혹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이유는 하나였다. 난타전이 펼쳐지며 시종일관 정신없이 전개되던 경기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상적인 선수는 특별히 없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카몰리딘 기자는 "중앙 미드필더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그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이며 기성용에 대해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로는 마지막 동점골을 터뜨린 산자르 투르스노프를 지목했다.
경기장에서 만난 또다른 우즈베키스탄 기자 역시 한국에 공세를 퍼붓는 자국 대표팀의 활약에 열광하면서도 연신 "중원에 선 저 선수가 누구냐"고 물었다. 이날 딱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성용의 존재감은 우즈베키스탄 기자들의 눈에 제대로 포착된 것.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국의 경기력이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는 것이 우즈베키스탄 기자들의 평가였다. 충분한 훈련 시간을 확보하고 적응 훈련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모습을 보인 한국은 자신들에 대한 박한 평가를 내년 2월에 있을 홈 경기에서 만회해야할 필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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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