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 한 장으로 하루 종일 버틸 수 있던 여름이 가 버렸다. 재킷과 카디건, 추위를 심하게 타는 이들은 목도리까지 준비해야 할 계절이 오고 있다.
스타들의 공식석상에서도 반바지와 네온 컬러 등 ‘파격’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중후한 슈트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특히 컬러의 제왕인 블랙과 무난함의 대명사 그레이 슈트가 눈에 띈다.
최근 대중 앞에 선 스타들의 다양한 슈트 스타일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변화무쌍’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넥타이의 유무, 이너웨어의 종류에 따라 같은 컬러라도 스타일은 천차만별이다.

★블랙 슈트, 셔츠or티셔츠와 함께?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 그리고 블랙 슈트 재킷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남성패션의 정석이다. 하지만 공식석상에서 ‘정석’을 충실히 따른 스타일은 찾기 힘들었다.
배우 김재원은 블랙 와이셔츠에 살짝 가벼운 회색 톤의 넥타이, 얼핏 보면 블랙에 가까운 슈트를 입었다. 밝은 컬러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잘못하면 답답해질 수도 있는 스타일이지만, 바지를 딱 맞게 입어 드러난 발목과 앞머리를 뒤로 살짝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이 김재원 특유의 밝은 미소를 돋보이게 했다.
화제를 모은 이민호의 올 블랙 룩 또한 캐주얼하면서도 럭셔리함을 잃지 않아 남성들을 반하게 했다. 포멀한 블랙 슈트에 심플한 블랙 티셔츠만을 재킷 안에 입어 쇄골 부분을 드러냄으로써 이민호의 긴 목을 두드러지게 했다.
가장 정석에 가까운 스타일의 이준기는 재킷과 조끼, 팬츠를 모두 블랙으로 통일한 쓰리 피스를 입고 흰 와이셔츠를 매치해 깨끗한 슈트를 완성했다. 하지만 넥타이까지는 매지 않고 셔츠 단추를 살짝 푼 뒤 화이트 행커치프를 꽂아 단아하면서도 생동감있는 모습이다.

넥타이가 점점 매기 싫어지는 요즘 남자들에게 이 같은 다양한 변화는 반가운 일이다. 블랙 슈트는 사실 한 벌만 장만해 두면 상당히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여름에 입던 면 티셔츠 위에 블랙 슈트만 걸쳐도 적당히 포멀한 룩이 완성된다.
하지만 포인트에서 ‘스타일 지수’가 결정된다. 배우 연우진이 칼라가 직선으로 된 독특한 재킷에 볼드한 목걸이를 걸고 컬러풀한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나, 최진혁이 블랙 재킷 아래로 여러 겹의 레이어드와 블랙 롱 스카프를 매치해 세련되게 연출한 모습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레이 슈트, 무난하지만 변화도 무쌍
최근 공식석상에 등장한 스타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그레이 슈트를 선보였다고 생각되는 이는 배우 지창욱이다. 늘씬한 몸매로 유명한 지창욱은 어깨가 빈틈없이 딱 맞는 더블 버튼 재킷에 완벽하게 주름잡힌 팬츠, 붉은 빛이 도는 브라운 슈즈를 신어 중후한 정장을 완성했다. 몸에 적당히 붙는 스타일일수록 더욱 포멀해 보인다.
다소 루즈한 스타일의 슈트를 입더라도 어깨가 잘 맞는지 여부는 중요하다. 허리 부분이 타이트하지 않더라도 어깨는 맞게 입어야 스타일이 살아난다.

루스한 스타일의 재킷을 입는다면 캐주얼한 팬츠에 목도리를 둘러 준 세미 정장도 잘 어울린다. 그레이 재킷에 짙은 블랙 진, 컬러풀한 니트의 조합은 발랄함을 잃지 않는 정장의 변주가 된다.
전통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더블 버튼보다 심플한 원 버튼 재킷은 좀 더 현대적이고 댄디해 보인다. 몸에 피트되게 연출하면 한결 더 슬림해 보이고, 오픈해 둬도 보다 자연스럽다.
조군샵의 김광민 이사는 “그레이 슈트에 점잖은 컬러의 넥타이와 얇은 블랙 카디건을 매치하면 단정해 보이면서도 보온성까지 지킬 수 있다”며 “초가을에 하나쯤 갖춰 두면 좋은 의류가 이 같은 슈트와 카디건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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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군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