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릿 하위리그가 끝날 때쯤엔 지금 인천(9위) 자리가 아마 우리 차지가 돼 있을 것이다. 14경기 중 10승 이상이 목표다”.
올 시즌 성남 일화는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지난 2년간 AFC챔피언스리그는 물론 지난해엔 FA컵 정상에 서며 포효했던 성남은, 그러나 올 시즌엔 남은 하위리그 일정에 상관없이 빈 손으로 한 해를 마치게 됐다.
신 감독으로선 퍽이나 자존심이 상할 법한 상황인데, 그래도 그는 아쉽게 상위리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다음 시즌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라도 하위리그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다가오는 주말 스플릿 리그 재개를 앞두고 12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스플릿 하위리그 8개팀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태용 감독은 “조금 건방진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 사실 선수들이나 저나 하위리그로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입을 떼며 “설마 설마 했던 게 현실이 됐다. 그러나 선수들과 훈련을 하며 함께 다짐한 것이 있다. 인천의 김봉김 감독님이 9위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마지막에 웃으면서 마치고 싶다. 그 때 9위 자리에는 우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기부여가 없다는 점에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과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선수들의 마음을 다 잡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 94년과 96년, 96년에 리그 3연패를 하고 그 다음 해에 꼴찌를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너희들의 축구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목표는 없지만 이것 역시나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목표도 설정했다. 바로 하위리그 14경기에서 10승 이상을 거두는 것이다. 성남의 주장 김성환은 “감독님께서 10승 이상 못하면 휴가가 1주일 밖에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셨는데, 우리도 자존심이 있기에 수용했다. 10승 이상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라며 굳은 각오를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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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