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이만수(54) SK 감독은 정도를 걷는 방법을 택했다. 특정팀과의 승부에 연연하기 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3위 SK(59승52패3무)는 갈 길이 바쁘다. 내심 노리고 있는 2위 롯데와의 승차는 2.5경기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대신 4위 두산이 무섭게 쫓아오고 있다. SK와 두산의 승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이 감독도 시즌 막판까지의 치열한 승부를 예상했다. 이 감독은 “2위 롯데와 4위 두산의 승차가 3경기 밖에 안 난다. 현재 우리는 19경기가 남아있는데 시즌 끝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 지난해도 1경기를 남겨 두고 최종순위가 결정됐다”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맞대결이다. SK는 롯데와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역전을 노려봄과 동시에 두산과의 승차도 벌릴 수 있다. 한편으로는 정규시즌 막판에 기선을 제압해야 포스트시즌까지 좋은 흐름을 탄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믿을 만한 선발투수들을 등판시키고 불펜을 총동원하는 전략을 그려봄직한 이유다.
그러나 이 감독은 2위 롯데를 표적으로 한 팀 운영에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 감독은 “롯데가 문제가 아니다. 매 경기가 모두 중요하다. 성준 투수코치에게도 롯데에 포커스를 맞추지 말고 당장 오늘 LG전부터 생각하자고 했다. 롯데에게 1승을 거두나 LG에게 1승을 거두나 1승은 똑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무리하다보면 탈이 날 수도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 “특정팀에 맞춰 팀을 운영하다보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연쇄적으로 무너진다”라고 설명했다. 2위에 욕심을 부리다가 모든 것을 잃는 상황은 피하는 대신 정공법으로 차분히 승수를 쌓으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선수들에게 무리한 주문을 하지 않을 뜻도 분명히 했다. 이 감독은 “매 경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굳이 내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우리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에서 경기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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