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음 그대로 키핑한 채로 시즌 끝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데뷔 첫 완봉승 경기가 첫 한 시즌 10승과 최다 탈삼진 경기(11탈삼진). 그리고 2전 3기만에 첫 완투 경기 승리로 이어진 만큼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의 젊은 우완 에이스로 자리잡은 이용찬(23)이 완봉 경기를 떠올리며 절로 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 10승 9패 평균자책점 2.88(12일 현재)을 기록 중인 이용찬은 지난 11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로 나서 9이닝 동안 5피안타(탈삼진 11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두며 포효했다. 올 시즌 롯데전 첫 승인 동시에 전 구단 상대 승리에도 LG전 단 1승이 남았다.

12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이용찬은 만면에 화색을 비추며 이야기했다. 특히 컨디션이나 제구가 평소에 비해 좋은 편이 아닌데도 포수 양의지와의 좋은 호흡을 바탕으로 초반 직구 위주의 투구를 펼치며 롯데 타선의 허를 찌른 것이 완봉으로 갈 수 있던 지름길이었다.
“경기 전 몸 풀 때 진짜 안 좋았어요. 포크볼을 던지는 데 다 안 들어가고 빗나가는 거에요. 한 3회 정도 되었을 때 포크볼이 들어가기 시작하더라고요. 직구를 던지겠다고 마음 먹었던 게 아니라 포크볼이 안 들어가서 초반에 안 꺼냈습니다”.
달성하고 싶던 1차 목표는 물론 잊을 수 없는 완봉까지 거둔 이용찬을 바라보며 동료 김현수는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다”라며 농을 던지고 갔다. 장난 섞인 그 어떤 이야기가 나와도 이용찬은 헤헤 웃으며 쑥스러워했다. 김진욱 감독도 이용찬이 9회 2사 만루 위기를 스스로 헤쳐나갔다는 데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 마음 그대로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어요. 지금 끝나는 게 아니라 이 기쁜 마음을 시즌 끝까지 끌고 가고 싶어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의 유력한 승선 후보로도 꼽히며 국내 우완 선발 중 손꼽히는 투수가 된 이용찬이지만 기쁨을 이야기하는 순간은 그저 20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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