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맞은 안타로 인해 퍼펙트 행진이 깨졌다. 그 때 (양)의지가 (이)용찬이를 보듬어주는 모습이 굉장히 좋았다. 양의지가 포수로서 정말 많이 발전했다".
포수는 어려운 직업이다. 상대 타자의 약점을 파악해 허를 찌르거나 최대한 안정적인 리드를 펼쳐야 하며 투수의 어떤 공이라도 수도 없이 받아야 한다. 홈 쇄도하는 주자와의 육탄전도 불사해야 하며 최근에는 포수에게 좋은 타격까지 요구되고 있다. 하나만 해도 힘든 데 이제는 '멀티 캐처'를 요구하는 시대다. 그 가운데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주전 포수 양의지(25)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지난 12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9이닝 4피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거둔 이용찬과 포수 양의지를 연이어 칭찬했다. "스스로 위기를 넘긴 용찬이의 모습이 정말 좋았다. 앞으로 더욱 큰 투수가 될 것"이라고 밝힌 김 감독은 "점차 어머니형 포수가 되고 있는 의지도 정말 잘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용찬이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다 5회 박종윤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했다. 투수 입장에서는 잘 맞은 안타가 아닌 빗맞은 안타로 첫 출루를 허용했다는 점은 굉장히 불쾌하다. 거기서 양의지가 다가가서 용찬이를 보듬어주고 격려했다. 9회 위기 상황에서도 양의지가 이용찬을 다잡아준 것이 이용찬이 완봉승을 거둘 수 있던 비결이다".
뒤이어 김 감독은 "양의지가 올 시즌을 거치면서 훨씬 더 좋은 포수가 되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0시즌 2할6푼7리 20홈런 68타점으로 신인왕좌에 오른 양의지는 3시즌 째 주전 포수로서 두산 안방과 센터라인을 지키고 있다.
풀타임 첫 해에는 공격형 포수의 이미지가 강했고 지난해 5월 한화와의 경기에서 상대 주자 오선진과 부딪혀 큰 부상을 입을 뻔한 뒤에는 올 시즌 초까지 타 팀 전력분석팀으로부터 "크로스플레이를 두려워해 홈으로 오는 송구를 잘라먹고 타자주자를 견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양의지가 홈에 있을 때는 대체로 홈 쇄도를 하라"라는 약점이 읽혀 고전하기도 했다. 올 시즌 초반에는 몸에 맞는 볼도 많아 공-수 모든 플레이에서 100%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싸움은 물론 포수 수비면에서 괄목성장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이야기였다.
"예전에는 의지가 그저 배터리가 편해지는 리드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대 분석도 열심히 하면서 타자가 까다로워 하는 리드를 추구하는 등 많이 유연해졌다. 특히 투수가 위기에 몰렸을 때 다독이면서 '네 공은 좋으니 자신감 있게 던져라'라며 기를 북돋워주는 모습을 가장 높게 평가할 만 하다. 확실히 어머니형 포수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3할1리의 타율로 정확성을 자랑했던 양의지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은 106경기 2할8푼6리 5홈런 26타점.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타점 양산 능력이 예년에 비해 떨어진 것이 아쉽다. 그러나 김 감독은 타자 양의지에 대한 아쉬움보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발전했다는 점을 더욱 높이 평가했다.
"올해 의지가 자신이 가진 기량보다 타격 면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포수 양의지는 확실히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김경문 전임 감독도 지난해 양의지의 장타력 감소에 대해 "경기 전 포수 수비 훈련을 굉장히 열심히 하기 때문에 타석에서 파괴력이 떨어진 것 같다. 포수로서 발전하는 과정을 거치는 선수를 탓할 수는 없다"라며 감쌌다. 구단 관계자도 "잔부상이 많은 가운데서 주전 포수로서 분투 중이다"라는 말로 양의지의 분전을 높이 평가했다.
일본야구 명포수 출신인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도 양의지에 대해 "한국 국가대표 포수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춘 선수"라며 칭찬했다. 현재 8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어린 데다 2013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에도 강민호(롯데)와 함께 승선이 가장 유력한 포수가 양의지다. 미래 가치가 더욱 큰 선수인데다 앞으로도 팀 안방을 오랫동안 지킬 선수인만큼 김 감독의 이야기 처음과 끝은 모두 양의지에 대한 칭찬과 격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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