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희상씨’, SK 마운드 대들보로 우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09.13 10: 42

'대들보' 혹은 '에이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윤희상(27, SK)에게는 붙이기 애매한 단어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꾸준함에 실력까지 더한 윤희상은 이 명예로운 호칭을 얻을 자격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윤희상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프로야구’ LG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4피안타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8승(8패)째를 따냈다. 팀의 3연승을 견인함은 물론 팀 내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
초반 1~2차례 위기를 제외하면 깔끔한 내용이었다. 효율성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렸다. 탈삼진은 많지 않았지만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7⅓이닝을 막는 데 필요했던 투구수는 고작 78개.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히지 않았다면 생애 첫 완투경기도 노려볼 만한 페이스였다.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윤희상은 8월 이후 나선 6경기에서 패전 없이 3승을 챙겼다. 그것도 타선 지원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이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은 2.08에 불과하다. 꾸준함도 시즌 내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윤희상은 올 시즌 SK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유일한 투수다. 이만수 SK 감독이 “올 시즌 우리 팀 투수 MVP는 윤희상”이라고 단언하는 근거다.
12일 경기에서는 앞으로도 순항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윤희상의 주무기는 두 가지 유형으로 던지는 예리한 포크볼이다. 그 다음이 슬라이더였다. 이제는 느린 커브까지 실전용에 도달했다. 윤희상은 12일 경기 후 “3회부터 물집이 생기기 시작해 포크볼보다는 커브를 던졌다”라고 설명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포크볼에 잔뜩 대비를 하고 나온 LG 타자들은 100㎞ 안팎의 슬로 커브가 들어오자 타이밍이 흐트러졌다. 윤희상도 “커브가 잘 들어갔다. 앞으로 상황에 맞게 잘 섞어 던질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새로운 무기가 실전에서도 쏠쏠하게 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승리 외에도 큰 성과가 있는 경기였다.
이처럼 윤희상은 호투를 이어가며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윤희상은 올 시즌이 첫 풀타임 선발이다. 때문에 “시즌 중반 이후에는 체력이나 슬럼프를 관리하는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는 걱정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만 놓고 보면 기우다. 스스로도 그런 부분에서는 자신감이 있다. 윤희상은 “힘이 떨어진 것은 못 느낀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생애 첫 10승도 노려볼 만하다. 남은 경기와 현재 컨디션을 저울질해 볼 때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그러나 윤희상은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 윤희상은 10승에 대해 “욕심이 없다”라고 했다. 또 “전력분석코치들이 조언한대로 던지기 위해 노력한다. 운이 좋아서 결과도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을 낮췄다. 자만하지도, 들뜨지도 않는 모습이다. 그래도 가벼운 발걸음까지 숨길 수는 없다. 윤희상은 그렇게 조금씩 전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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