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담장을 넘기는 거포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치러진 '2012 팔도 프로야구' 460경기에서는 총 547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 당 1.19개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날씨가 더워지고 선수들이 지치면서 여름에는 잠시 페이스가 나란히 주춤한 듯 보였다.
그러나 다시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타자들의 방망이에도 힘이 붙고 있다. 9월에 치러진 34경기에서는 총 40개의 홈런이 나왔다. 지난 1일 문학 SK-두산전에서는 총 5개의 홈런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처럼 시원한 날씨 속 막바지 타격전이 한창이지만 잠잠한 것이 있으니 바로 홈런왕 레이스를 펼치는 타자들의 홈런 소식이다. 9월 들어 박병호(넥센)만 홈런 3방을 때려냈을 뿐 박석민(삼성), 강정호(넥센) 등 홈런 5위 안에 든 선수들이 조용하다.
지금의 페이스대로라면 박병호의 홈런왕 수성이 유력하다. 박병호는 114경기에서 27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2위 박석민(22개)와의 격차를 5개로 유지하고 있다. 박석민이 9월 들어 한 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하고 침묵하는 동안 박병호는 3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려 달아났다.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21홈런으로 공동 3위에 올라있는 이승엽(삼성)과 최정(SK)도 주춤하다. 이승엽은 9월 들어 1개, 최정을 2개를 기록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승엽은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홈런(352개)에 7개 만을 남겨두고 있으나 올 시즌 남은 18경기에서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시즌 초반 홀로 홈런왕을 향해 순항하던 강정호는 7월 부상과 함께 홈런과 멀어졌다.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74일 만에 아홉수를 깨고 20호 홈런을 때려냈으나 이미 선두권과 많이 차이가 난다. 김시진 감독은 "원래 홈런 타자가 아닌 만큼 자기의 원래 페이스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홈런왕이 20개 대에서 결정된다면 2006년 이대호(당시 롯데, 26개) 이후 6년 만에 30개 미만 홈런왕이 나오게 된다. 지난해 최형우(삼성)는 30개로 홈런왕을 차지했다. 타자들의 타격 기술보다 투수들의 구종, 타자 공략법 등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홈런 개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박병호는 지난 12일 목동 두산전을 앞두고 "홈런 30개에 3개가 남았는데 홈런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 팀이 이기지 않으니 홈런을 쳐도 기쁘지 않다. 하지만 남은 기간 최대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각팀 별로 20경기가 채 되지 않는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한 번 감을 잡으면 5개도 바로 따라잡을 수 있는 게 홈런이다. 그야말로 시즌 막바지. 어느 타자가 마지막 젖먹던 힘을 다해 '야구의 꽃'인 홈런을 만개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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