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징크스의 해답을 제시할 것인가.
LG의 2년차 신예투수 임찬규(20)에게 있어 올 시즌은 그야말로 고난이었다. 선발투수 전향을 위해 스프링캠프부터 꾸준히 체력훈련에 임하고 변화구를 연마했지만 결과는 마음대로 나오지 않았다. 올 시즌 개막에 앞서 팀 내 두 번째 선발투수로 낙점, 차후 LG 선발진을 이끌어갈 재목이라 평가받았던 임찬규는 첫 등판부터 피안타 10개로 흔들렸고 2달을 버티지 못한 채 선발진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140km 후반대 직구를 겁 없이 뿌리며 LG 불펜을 이끌었지만 올 시즌에는 경기 마다 최고 구속이 140km대 초반에 머물렀다. 결정구로 연마한 체인지업의 움직임에는 합격점을 줄 수 있지만 주무기였던 직구와 커브의 제구력을 잃었다. 구위와 제구력이 동시에 하락했고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피안타율 4할2푼7리 평균자책점 6.86으로 2패만을 안은 채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잃어버린 구위를 되찾기 위해 2군에서 투구폼에 변화를 주는 등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 와인드업시 킥 동작에 반동을 크게 해 구속을 올리려고도 해봤다. 그러나 잃어버린 구속은 아직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임찬규의 부진 원인에 대해 “아직 1군 일정 전체를 소화할 하드웨어가 아니다. 살도 더 쪄야하고 체력도 보다 늘려야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임찬규는 지난해보다 키가 크면서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곤 했다.
그래도 8월 14일자로 1군 엔트리에 다시 합류했고 시즌 막판 자신에게 온 기회를 살려냈다. 지난 8일 잠실 KIA전에서 LG 선발투수 김광삼이 어깨 통증으로 아웃카운트 단 하나 만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 임찬규가 김광삼의 뒤를 이어 황량한 마운드에 올랐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1회초 깜짝 등판이었지만 4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차 코치는 이를 계기로 시즌 막판 임찬규의 컨디션을 다시 바라봤다. 차 코치는 “임찬규가 많이 좋아졌더라. 지난 경기에서도 그랬고 선발로 올릴 수 있을 만큼의 구위나 몸 상태다”며 “김광삼이 빠진 자리에 임찬규를 넣고 시즌 끝까지 선발진을 운용하지 않을까 싶다”고 13일 잠실 SK전 선발투수로 임찬규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차 코치는 “임찬규가 올해에는 부진했지만 임찬규의 미래와 관련해선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얼마든지 두 자릿수 선발승을 거둘 투수가 되리라 확신 한다”면서 임찬규에게 강한 신뢰를 보였다. 올 시즌은 물론, 아직 단 한 차례도 선발승을 거두지 못한 임찬규가 시즌 막바지 반전투에 성공해 의미 있는 1승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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