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의 강제 강등 발표, 다른 구단들의 이기적 산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9.13 08: 51

상주 상무가 이번 시즌 종료 후 2부리그 강제 강등된다. 이에 상주 구단과 국군체육부대는 반발, 잔여 경기를 거부하기로 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어 군팀(상주 상무) 운영 방안을 심의했다. 그 결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프로클럽 자격 요건(구단의 법인화, 선수의 프로계약)을 충족하지 못한 상주를 2013년에 2부리그에 편입하고, 이후부터 프로클럽 자격 요건 충족을 전제로 리그 성적에 따른 승강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상주는 반발했다. 당초 연맹 이사회는 이번 시즌을 최하위로 마치는 2개 구단을 2부리그로 강등시키기로 했었다. 물론 상주가 그 중 한 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는 했지만, 연맹 이사회는 이렇다 할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 도중 갑자기 '상주+최하위 1개 구단'이라는 발표를 한 것.

문제는 시즌이 아직 팀당 14경기나 남았다는 것이다. 상주로서는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 됐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최근 성적순으로 강등이 결정된다는 이야기가 많아 1부리그에 남는다는 목표 의식이 있었다. 하지만 이사회의 강제 강등 발표를 듣고 선수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14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발표가 되는 바람에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 모두 상실되게 됐다. 보지 않아도 결과가 뻔하다"라며 걱정을 토로했다.
연맹 이사회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사회의 강제 강등 발표가 정말 적절한 시기였나 의문이 간다.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 없어지지 않았나. 현재로서는 남은 시즌을 어떻게 가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말은 타당했다. 연맹 이사회는 상주의 강제 강등 발표를 이른 시점에 함에 따라 상주 선수들의 목표 의식을 빼앗게 됐다. 상주 선수단으로서는 뛸 이유가 사라지게 된 셈이다. 결국 국군체육부대와 국방부는 이번 시즌 남은 K리그 잔여 경기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 13일 오후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연맹의 한 관계자는 "발표를 더 미루다 보면 다른 구단들이 혼란스럽지 않겠나. 마지막까지 강등될 팀이 어딘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서 시즌을 진행되는 건 모두를 혼란스럽게 하는 일이다"고 답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당초 발표대로라면 최하위 2개 구단에 들지만 않으면 됐다. 구단들이 혼란스러울 이유는 없다. 그저 경기에 최선을 다해서 최하위 2개 구단에 포함되지 않으면 된다. 구단들은 복잡하다고 하지만, 결코 복잡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발표의 시점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시즌 종료 후 자격 조건을 따져 상주의 강등을 발표했어도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나머지 구단들은 자신들이 고민을 덜 하고, 강등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상주를 희생, 선수들에게 경기서 뛸 기회를 박탈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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