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제목 '깔끔'..영화 新 트렌드?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9.13 08: 48

최근 극장가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직업을 제목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눈에 띈다는 것. 1200만 관객을 넘게 동원한 '도둑들'에 이어 '회사원', '점쟁이들', '간첩' 등이 그러한 작품들이다. 특히 '이색적인' 직업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이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적인 범죄 액션 영화로 1200만 관객을 넘어 여전히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는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한 팀이 된 한국과 중국의 프로 도둑 10인이 펼치는 범죄 액션 드라마.
영화 속 주인공들 모두가 '도둑들’'이라는 설정 하에 '심플'(?)하게 이를 제목으로 내세웠다. 최동훈 감독은 "시나리오 처음 단계부터 '도둑들'이란 제목은 바뀌지 않았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영화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간결한 제목으로 이후 등장하는 '~들' 영화의 선봉장이 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소지섭이 주연을 맡은 '회사원'은 살인청부회사 영업2부 과장 지형도가 평범한 인생을 꿈꾸게 되면서 모두의 표적이 돼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감성 액션 드라마로, 영화 속 주인공의 독특한 직업을 오히려 평범한 제목으로 내세워 더욱 효과를 얻고 있다.
아침이 오면 어김없이 회사에 가야하고, 실적을 올리기 위해 때론 외근을 해야 하며, 출근은 정시에 하더라도 퇴근은 정시에 할 수 없는 전형적인 회사원이 사실은 일반 금속제조기업으로 위장한 살인청부회사의 회사원인 것. 일반 회사로 완벽하게 위장한 살인청부회사란 설정이 흥미를 자아낸다.
제목 자체가 이색 직업을 뜻하는 영화 '점쟁이들'은 전국 팔도에서 엄선된 초인적인 능력의 소유자 점쟁이들이 신들린 마을 울진리에서 벌어진 전대미문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코믹호러물. 가장 한국적일 수 있지만 그동안 영화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았던 '점쟁이'라는 직업을 코믹 호러라는 장르를 통해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어필할 예정이다.
영화 '시실리 2Km', '차우'를 통해 대한민국 코믹호러 장르의 독보적인 개척자로 주목 받아온 신정원 감독의 차기작으로 귀신 쫓는 점쟁이, 귀신 보는 점쟁이, 과거를 보는 점쟁이, 과학 하는 점쟁이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런가하면 201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불어닥칠 간첩 이야기의 포문을 여는 영화는 말그대로 '간첩'이다. '간첩'은 간첩신고보다 물가상승이 더 무서운 생활형 간첩들의 사상(?)초월 이중작전을 그린 첩보극으로 영화 속 캐릭터들은 간첩이라고 하기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법한 모습들을 하고 있어 생활형 간첩이라는 소재에 대한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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