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울산에서나 국가대표팀에서나 항상 꼬리라고 생각한다. 머리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어느덧 대표팀 데뷔 이후 햇수로 3년 차를 맞이하고 있는 김신욱(24, 울산)이지만 그는 여전히 겸손하다. 스스로 '머리'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손을 내저으면서도 이란전 필승을 다짐하는 각오만큼은 겸손보다 뜨거운 열의가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마치고 13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결과는 아쉬운 2-2 무승부였지만 힘든 원정길에서 승점 1점을 따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경기력에 있었다. 후반 조커로 기용된 김신욱은 "전반전 경기를 보면서 경기가 잘 안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들어가서 경기를 뛰게 되면 김보경, 이근호와 조합을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했다"며 벤치에서 지켜보던 심경을 밝혔다.
오는 10월 17일(한국시간) 최종예선 4차전 이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는 김신욱은 "수비와 공격 면에 있어 다양한 루트를 발견해야하는 것이 숙제다. 이번 경기에서는 수비 쪽에서는 강한 압박을 못한 것 같다. 공격 쪽에서도 많은 움직임을 통해 스트라이커 아닌 2선에서 많이 움직여주면서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하겠다"며 준비해야할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공격수 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신욱은 자신이 뛰었을 때 그렇게 호흡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부정했다. "서로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 경기에서 그 점이 안 나타난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한 김신욱은 "다음 경기 결과로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신욱은 "대표팀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야할 것 같다"고 되뇌였다. 최강희 감독이 '김신욱의 축구'를 인정해주기 때문에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어 편하고 즐겁다는 것. 김신욱이 이란전을 앞두고 "대표팀 선수 모두 한 마음이 되서 간절함과 한국 특유의 정신력으로 승리를 향해 최선 다해 꼭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하는 이유다.
머리가 되려면 한참이나 멀었다고 스스로를 낮춘 '거인' 김신욱이 다음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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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