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이만수, 9회 이재영 등판 놓고 엇갈린 견해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9.13 17: 48

“상대 팀이 우리에게 장난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 투수교체였다.”
LG 김기태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이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양 팀의 17차전을 앞두고 전날 이재영 등판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13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12일 경기 9회말 2아웃에서 신인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기용한 것에 대해 “SK가 이재영을 내는 게 내 입장에선 상대가 장난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재영이 나올 당시 우리 타자가 이진영이었다. 이재영 전에 던지고 있던 박희수가 이진영을 상대하는 게 상대 팀 입장에선 유리한 경우였다. 또한 상대가 최선을 다한다면 9회부터 정우람을 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대타를 낼 당시 타자가 우리 팀의 슈퍼스타인 박용택이었는데 패배를 감수하고 욕먹을 각오하면서 대타를 냈다. 덕아웃에서 선수들 전원에게 상대가 우리를 얼마나 약하게 생각하면 우리가 이런 취급을 받는지 잘 생각하라고 강조했다”며 “LG 선수단, 그리고 팬들의 자존심이 있다. 마치 가족이나 동료가 욕먹는 기분이었다. 경기는 지더라도 오늘의 1패가 앞으로의 2승, 3승을 유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봤다”고 의외의 대타 기용에 대한 이유를 전했다.
전날 경기에서 0-3으로 뒤지고 있던 LG는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온 좌투수 박희수에 맞서 2번 좌타자 이대형 타석에서 우타자 최동수를 대타로 기용했다. 최동수가 삼진으로 물러나자 SK는 우투수 이재영을 투입했고 3번 타자 이진영은 좌익수 플라이를 당했다.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하나 만을 남긴 상황에서 LG는 4번 타자 정성훈이 이재영을 상대로 중견수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려 2사 2루를 만들었다.
이후 SK는 이재영을 내리고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등판시켰고 LG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를 밟은 적 없는 신인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기용했다. 대타로 처음으로 1군 그라운드에 들어선 신동훈은 타석에서 가만히 서 있은 채 삼진으로 물러났고 LG는 한 점도 올리지 못하고 SK에 영봉패 당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감독은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 투수교체였다. 전혀 상대 팀을 기만할 의도는 없었다”며 “박희수가 공 11개를 던졌는데 전반기면 모르겠지만 후반기에는 많이 던질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다. 마무리투수인 정우람도 그렇다. 정우람을 아끼기 위해 이재영을 냈지만 이재영이 정성훈에게 깊은 2루타를 맞았다. 승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무리 정우람을 기용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상대 팀에서 우리가 전반기와 같은 투수운용을 했다고 생각하고 SK가 LG를 기만했다고 생각했나본데 절대 아니다. 원래 정우람을 쉬게 하려고 했다. 어제 롯데도 마지막에 KIA 마무리 투수 최향남을 상대로 역전했다. 3-0으로 이기고 있었지만 3점은 안타 3개면 따라잡히는 점수차다. 만일 이재영이 공 하나 던지고 정우람이 나왔다면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근데 단순히 이재영을 넣었다고 뭐라고 하는 것은 감독으로서 납득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전날 일로 감독이나 양 팀 간의 갈등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김기태 감독이 우리 사정을 몰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박희수와 정우람이 전반기에 다쳤는데 그걸 모르고 후반기에도 전반기처럼 많이 던질 수 있다고 봤을 수 있다”며 “나는 김 감독에 대해 아무 감정도 없고 불만도 없다. 훌륭한 후배고 같은 초보 감독으로서 배울 거는 배워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양 팀 선수들 사이에서도 별 일 없을 것이다. 아까 락커룸 근처에서도 서로 웃고 잘 지내더라”고 웃었다.
한편 이날 예정된 경기는 오전부터 내린 비로 인해 우천 연기됐다. 이날 연기된 경기는 추후 편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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