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3 병살 플레이는 처음 봤다".
지난 12일 대전 한화-삼성전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 하나 나왔다. 0-2로 뒤진 4회초 무사 1루 삼성 공격에서 최형우가 친 3루수 앞 땅볼이 5-6-3 병살타로 연결된 것이다. 보통 3루수 앞 병살타는 5-4-3으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날은 희한하게도 유격수가 2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 병살 플레이를 엮어냈다.
13일 삼성과의 홈경기가 우천 연기된 가운데 한화 한용덕(47) 감독대행도 "5-6-3 병살타는 처음 본다"며 하루가 지난 뒤에도 놀라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결코 그냥 얻어진 행운이나 우연만은 아니었다.

한화는 최형우 타석에서 전체적인 수비를 우측으로 옮겼다. 2루수 하주석은 1·2루 사이로 깊게 옮겼고, 유격수 이대수가 2루 베이스 쪽으로 붙었다. 잡아당기는 타격을 많이 하는 최형우에게 맞춘 수비 시프트였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나도 현역 때 투수였지만 1·2루 사이로 살짝 빠져나가는 안타가 많이 아쉽더라. 최형우의 타구를 보면 잡아당겨 1·2루 사이로 가는 게 많더라. 어차피 좌타자가 밀어치는 타구는 느리기 때문에 유격수를 2루 쪽으로 당기는 등 우측으로 조금 더 깊게 수비를 옮겨놓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5-6-3 병살타가 될 줄은 몰랐다. 3루수 오선진이 공을 잡자마자 2루를 노렸는데 때마침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하던 유격수 이대수가 노련하게 베이스 커버를 잘 들어갔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흔치 않은 장면인데 이대수가 커버를 잘 들어갔다"며 그의 노련한 플레이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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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