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맞붙어서 8번 삼진이니까요. 도환이 몫이 컸지요".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야구 동기생으로서 장난 섞인 '디스'였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 선발진의 필수 요원으로 우뚝 선 노경은(28)이 넥센 히어로즈 주전 포수 허도환(28)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노경은은 지난 12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 선발승을 거두며 생애 첫 한 시즌 10승에 단 1승을 남겨뒀다. 초반 위기를 맞았던 노경은은 1회 만루 위기를 넘긴 데 이어 2회에는 허도환의 1루 견제사를 이끌었고 3회 1사 1,2루에서도 이성열을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 릴레이를 이어갔다.

특히 허도환은 2007년 두산에서 노경은과도 한솥밥을 먹었던 야구 동기생.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7년 두산에 입단했으나 1년 만에 방출당하는 비운을 맛보았던 허도환은 공익근무 후 넥센에 테스트 입단한 뒤 지난 시즌 중후반부터 일약 주전 안방 자리를 꿰차고 올해 올스타 팬투표 포수로까지 뽑히는 등 야구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보내고 있다.
전날 자신의 팀을 이겼기 때문인지 허도환은 노경은을 장난스럽게 흘겨보았으나 이내 웃었다. 함께 2군에서 고생했던 동기생도 잘 되고 있다는 점이 그라운드 밖에서 분명 뿌듯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둘은 "노경은이 탈삼진 5걸(112개, 5위, 13일 현재)에 올라있는 데는 허도환의 몫이 크다"라는 주장을 놓았다.
"올해만 한 열 번 맞대결했는데 삼진만 8개를 당했다"라며 다시 한 번 분한 표정을 지은 허도환. 노경은은 다시 한 번 웃으면서도 "요새는 투구 버릇이 노출되는 것 같기도 해서 그 점을 보완해야 겠다"라는 말로 앞으로도 더 잘 던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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