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프로연맹)로부터 내년 시즌 2부리그 강등을 공식적으로 통보 받은 상주 상무가 결국 잔여 경기 보이콧을 선언, 오는 15일부터 재개되는 스플릿 하위리그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플릿리그 개막을 단 이틀 앞두고 리그 보이콧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행 운영이 예상된다. 하지만 프로연맹은 상벌위원회 개최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이번 상주 상무의 보이콧 파동은 왜 일어났을까.

사실 상주는 리그 강등을 피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 프로연맹이 밝혔듯 지난 2010년 상주가 상무 축구단을 유치할 당시 2년 안에 프로팀 창단을 전제했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시 2부리그로 강등된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
결과적으로 2년 안에 상주는 이 문제를 풀지 못했다.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상주는 “법인화는 1개월이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 뿐더러 선수들의 프로 계약과 관련해선 국방부와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며 프로연맹 이사회의 강등 결정은 성급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상주 역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그 동안 많은 고민과 노력들을 해왔겠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정한 시간 내에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정말 1부리그 잔류를 원했다면 미리부터 이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내놓았어야 한다.
2010년 12월 이후 시간은 훌쩍 흘러 이제 유예기간이 단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까지 왔다. 상주는 “스플릿 리그 결과를 보고 12월에 강등 여부를 결정해야 큰 문제가 없다. 그때 가서 우리가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면 강등을 수용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 역시 상주 중심의 생각일 수 있다.
스플릿 하부리그는 단순히 순위를 정하는 경기가 아니고 내년 시즌 2부리그로 강등될 팀을 정하는 싸움이다. 그 때 가서도 AFC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내려가겠다는 요구를 수용하기엔 이번 리그의 중요성이 너무 크다.
2부리그 강등은 어느 팀에나 뼈아픈 일이다. 상주 역시 속이 쓰리고 지난 2년간 몸담았던 프로리그를 떠나야 된다는 점에서 허탈감이 클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프로연맹의 매끄럽지 못한 행정처리도 있었다. 하지만 상주 역시 2년이란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AFC와 프로연맹측이 원했던 결과물을 내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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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중인 상주 이재철 단장 / 정송이 기자 nomad798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