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복귀인사 '깜짝'..뭐라고 했길래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09.14 09: 50

힘든 시간을 겪고 방송 활동을 재개한 방송인 김구라의 복귀 인사는 다름 아닌 진정성에 대한 약속이었다.
지난 13일 케이블채널 tvN ‘현장토크쇼 택시’를 통해 김구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4월 막말논란으로 진행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전면 하차한 이후 5개월 만의 방송 컴백이었다.
이날 김구라는 활동 중단 결심과 함께 자숙기간 동안 일어난 심경의 변화, 그리고 컴백을 결정하기까지 겪었던 부담감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털어놨다. 빠른 속도로 속사포처럼 말을 뱉어내는 달변가의 모습은 여전하되 그 속에는 어려운 시기를 통해 베어진 진솔함이 느껴져 눈과 귀를 집중하게 만들었다.

김구라는 지난 4월의 결정에 대해 “5,6년 동안 바쁘게 지냈는데 아마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많은 대중들이 나를 용서하고 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나 지리산 골짜기 노인들까지 알고 있는 자신의 소식에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남들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척 하는 건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했지만 “과거가 영원히 지워지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 끝에 결국 방송 활동 전면 중단을 선택하게 됐음을 알렸다.
이 같은 결정은 학교에 간 아들 동현을 취재진에게 둘러싸이게 만드는 등 김구라에게 비참함을 안기기도 했지만, 이후 오히려 헬스장을 찾아 운동을 하게 하는 등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자숙은 상처 받은 분들에 대한 위로의 생각을 하라는 거지 나 스스로 우울하게 있는 게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는 김구라가 곤욕을 치른 당사자들을 대면하는 자리인 '나눔의 집'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발단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구라는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사과 하러 가면서 하게 된 거니까 동기가 순수하지 않다”며 냉정함을 잃지 않았고 “시설이 워낙 잘 돼 있었기 때문에 봉사 할 건 크게 없었다. 할머니들을 보고 인사드리는 게 일이었다”며 미화하지 않았다.
방송 복귀 결정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너무 이른 게 아니냐는 지적 역시 공존하고 있지만 김구라는 “방송인들은 어떤 이유가 됐든 방송을 그만두는 건 불행한 일”이라며 “내가 방송을 안 하면 얼굴 알려진 한심한 놈이 되는 거다. 미래가 없어지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쳐 이후의 삶을 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어 “20년 동안 모든 걸 다 바쳐서 한 건데 방송이 (내가) 제일 잘 하는 것 같다”며 “꾸준히 진정성 있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이라는 말로 좋은 방송인의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의지 또한 드러냈다.
비난 여론을 한몸에 받는 등 쉽지 않은 시간을 겪었지만 김구라 특유의 재치는 이날도 빛났다. 그는 활동 중단 기간 당시 한 식당에서 조용히 식사하고 싶은 바람과 달리 주인으로 인해 자신의 식당 방문이 마이크로 중계된 상황이나, 자신에게 힘을 주기 위해 과한 포즈로 파이팅을 외친 사람들을 만난 웃지 못할 경험담을 맛깔스럽게 풀어내며 녹슬지 않은 입담을 자랑했다.
김구라의 복귀 첫 얼굴은 예상과 달리 신파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이었다. 여타 연예인들이 물의를 빚고 컴백하는 과정에서 흔히 연출되는 신파적 감성 대신 이날 방송은 눈물 한 방울 볼 수 없는 김구라의 평소 얼굴을 고수한 솔직함이 돋보였다. 맨 얼굴로 시청자를 만난 그의 태도는 이후 그가 잡을 '택시' 운전대와, 더 나가 그의 활동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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