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대’, 이래서 시청률이 안나왔구나
OSEN 조신영 기자
발행 2012.09.14 09: 39

샤이니 민호와 에프엑스 설리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의 주연 낙점과, ‘꽃보다 남자’의 전기상PD가 의기투합한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이하 아그대, 극본 이영철, 연출 전기상)는 일본 원작 드라마와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을까?
‘아그대’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만화가 원작으로 이미 일본에서는 드라마로 제작되어 성공한 바 있다. 일본 원작 드라마는 ‘꽃보다 남자’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오구리 슌과 호리키타 마키, 이쿠타 토마가 출연해 인기를 얻었고, 한국에서도 매니아 층이 형성돼 있는 것이 사실.
한국에선 다소 아쉬운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는 ‘아그대’는 일본드라마와 조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약간은 청춘 감성드라마에 가까운 한국의 ‘아그대’와 달리 일본의 ‘아그대’는 말 그대로 만화적인 요소가 그득해 코믹함과 청춘에게 주는 메시지가 적절하게 믹스된 형태로 재미를 선사한다. 설정과 캐릭터 등 비슷한 듯 다른 드라마가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일본의 ‘아그대’ 속 오구리 슌이 주로 우수에 찬 눈빛 연기와 입을 조금 내밀고 무심한 듯 한 높이뛰기 선수를 연기했다면, 민호는 세상에 대한 원망과 큰 언론의 관심으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높이뛰기 선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훤칠한 키와 운동선수에 어울리는 바디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사실.
여주인공 역시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판의 호리키타 마키는 다소 헐렁한 교복과 제대로 매지 않은 넥타이, 그리고 한쪽에 가방을 든 채 더벅머리로 자신의 여성성을 잘 숨겨 보는 이로 하여금 정말 ‘예쁜 남자’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면 설리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다소 타이트한 교복을 입음으로써 계속 ‘여성이 아닐까?’라는 호기심을 가지게 만든다. 물론 두 사람 모두 두말 할 것 없이 ‘남장’이 잘 어울리는 여자인 것 만큼은 확실하다. 
가장 큰 차이는 이현우와 이쿠타 토마의 캐릭터. 이현우는 다소 귀여운 캐릭터라면 이쿠타 토마는 다소 와일드한 캐릭터였다. 그리고 조금은 더 남성적이었다.
이렇듯 캐릭터 간 차이와 함께 설정의 차이도 다소 있다. 여주인공의 남자학교 적응기가 한국에서 주로 등장하는 ‘에피소드’의 소재라면, 일본판에서는 ‘기숙사 간 대결’을 통한 남자들의 진한 우정 찾기와 방황하는 청춘들의 성장기가 주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다. 다소 과장스러운 설정과 연기들이 드라마에 활력을 부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눈을 즐겁게 하는 미남, 미녀들이 대거 등장하는 부분은 한국판도 일본판에 못지않다. 민호, 이현우를 비롯해 김지원, 서준영, 강하늘, 광희, 유민규 등 비주얼을 만족시켜주는 이들이 대거 등장한다. 다만 일본판에서는 기숙사 대항전을 통해 조연 캐릭터들이 살아났고, 웃음과 진지함이 그대로 묻어났다는 점에서 한국판 ‘아그대’와 다른 재미를 안겨줬다.
한편, 이렇듯 다른 '아그대'지만 청춘의 성장기를 녹여낸다는 점은 같다. 한국판 '아그대'가 조금 더 자신들만의 색깔을 진하게 녹여내 풋풋함으로 안방극장에 물들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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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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