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김기방 “난 얼굴로 먹고 들어가는 비주얼 배우”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9.14 08: 53

“니들 뭐하는데? 나님 좀 괴롭히지 마라”를 연발하며 인턴들을 괴롭히는 덥수룩한 수염의 한 레지던트. 잘생긴 이선균, 김사권, 지일주 등을 제치고 무려 응급실의 비주얼 담당이 되겠다.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자 인턴들의 군기반장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3년차 김도형 역의 김기방(31)은 스스로도 비주얼 배우라고 했다.
“제가 연기파 배우라고는 생각 안합니다. 비주얼 배우라고 생각해요.(웃음) 비주얼 배우는 얼굴이 잘생긴 배우와 얼굴로 먹고 들어가는 배우로 나뉘죠. 전 얼굴로 먹고 들어가는, 얼굴만 봐도 웃음을 줄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덥수룩한 수염을 비롯해 전형적인 미남형과는 거리가 먼 개성 강한 외모이기 때문에 비주얼 배우라는 것. 그는 누구 하나 연기를 못한다고 말하는 이 없지만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열성파다.

김기방은 “나 같은 스타일의 배우는 연기를 조금만 잘해도 잘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다”면서 “연기력만 보태면 배우로서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파 배우를 할 수 있는 길이 다른 배우들보다 빠른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늘 연기를 할 때마다 아쉽다고 했다. 행여나 다른 배우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던 것이 아닐지 자신의 연기가 과장된 것이 아닐지 곱씹어 고민한다고.
사투리 연기, 준비 많이 못해 아쉽다
 
‘골드타임’은 처음부터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의학드라마는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배우들이 사투리 연습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쓸 수 없었다. 김기방도 마찬가지였다.
“억양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죠. 처음에는 단어 하나하나 끊어서 연기를 할 정도로 어색했어요. 나중에는 실제 부산 사람들이 쓰는 사투리와 조금은 달라도 뻔뻔하게 연기를 했더니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힘이 덜 들어가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죠.”
그래도 많은 연습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좀 더 사투리 연구를 한 후에 작품에 들어갈 수 있었다면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줬을 것이라는 평소 자신의 연기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김기방다운 겸손이었다.
걸출한 사투리와 맛깔 나는 감초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은 김기방. 이번 드라마 덕분에 알아봐주는 팬들이 많다고 했다. 극중 수시로 내뱉는 ‘나님’과 ‘니들 뭐하는데’를 외치며 반겨준다고. 그는 “도형이라는 인물이 그동안 했던 역할 중에 가장 큰 역할인 것 같다”면서 “많이 알아봐줘서 고마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부산에서 대부분의 촬영이 진행된 ‘골든타임’. 가끔 서울과 부산을 오고간 경우도 있었지만 3개월여 동안 부산에서 생활했다. 보통의 드라마처럼 서울 근교에서 촬영이 진행됐다면 배우들끼리 많은 시간을 보내기 힘들었겠지만 이 드라마는 부산 촬영의 이득을 톡톡히 봤다. 촬영 전후로 남는 시간 동안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면서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간호사’ 가득희와의 러브라인 반긴다
 
김기방이 연기하는 김도형은 극중에서 자신을 ‘나님’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자존감이 넘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데 그런 도형이 사랑에 빠졌다. 바로 가득희가 연기하는 간호사 서효은이다. 효은에게 첫눈에 반한 도형은 호시탐탐 병원 내 로맨스를 노리지만 쉽지가 않다.
그는 “가득희 씨와 러브라인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내가 구애를 하는 장면이라도 꼭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러브라인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애정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현재 ‘골든타임’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병원을 둘러싼 한국 의료계의 문제점까지 짚은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로서 김기방은 한 가지 소망이 있다.
“우선 사고 없이 드라마가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드라마를 통해 힘들게 일하는 응급실의 여건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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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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