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
지난 12일 잠실 LG 트윈스-SK 와이번스전에서 0-3으로 뒤진 9회말 2사 2루에서 신인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기용한 김기태 LG 감독이 14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500만원 벌금을 부과받았다.
김 감독은 다음날인 13일 취재진에게 SK의 투수 교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며 "우리 팀을 기만하는 것 같았다"고 항의했다. 상대팀이었던 이만수 SK 감독은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투수 교체 사정이 있었다. 기만은 절대 아니었다"고 하소연했다.

김 감독이 벌금을 부과받은 14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양팀의 감독은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이 감독의 절친이기도 한 김시진 넥센 감독은 "각자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또한 KBO도 나름대로 판단해 벌금을 부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은 "점수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하지만 상대방을 과도하게 자극할 필요는 없다. 다들 인간이고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화가 날 수 있다"면서 두 팀의 지나친 감정 싸움을 경계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대행도 "우리 팀도 다른 팀들을 상대로 그런 일을 겪은 적이 몇 번 있다.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각자 사정이 있으니 과민 반응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 팀의 사정은 그 팀만이 안다". 가장 베테랑 감독이지만 함부로 의견을 밝힐 수 없는 김시진 감독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야구인들의 싸움에 대해서는 유감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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