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롯데, SK, 두산.
팀당 스무경기도 채 안되게 남은 2012 프로야구 정규시즌의 4강이 얼추 가려졌습니다.
9월 14일 현재 4위인 두산과 5위 KIA는 5경기 차이이고, 6위 넥센과 두산은 7게임차이로 아직 4강 이상이 결정나지 않았으나 최근 경기를 보면 타이거즈와 히어로즈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멀어졌습니다.

삼성과 롯데, SK, 두산 이들 네 팀이 함께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2008년 와이번스가 두 번째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 이들 네 팀의 시즌 성적은 1위 SK, 2위 두산, 3위 롯데, 4위 삼성이었습니다.
재작년 2010년에는 1위 SK, 2위 삼성, 3위 두산, 4위 롯데로 비슷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서 와이번스가 라이온즈에 4승무패로 쉽게 이겨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근래 다섯 시즌 중 세차례나 같은 네 팀이 ‘가을 야구’에 참가한 것은 그만큼 이들 네 팀이 우수 자원이 부족한 한국야구 실정에 잘 적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KIA는 3년전 SK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으나 게속 중하권에서 맴돌고 있고 잠실야구장을 두산과 함께 쓰고 있는 LG는 상당한 투자를 하고도 10년째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두 팀 모두 부상 선수가 많이 발생해 리그 운영이 어려웠는데 선수들 부상에 대한 대책을 우선해야겠고 선수들이 타이거즈와 트윈스가 쌓았던 자부심을 시즌 내내 보여주지 못한 근성 부족과 투지가 아쉽습니다.
SK와 두산은 최근 연승 기류를 타고 있어 순위 상승을 노려볼만 하지만 선두 삼성과는 5게임 차이 이상 떨어져 사실상 어렵고 더군다나 두 팀은 타격에 기복이 심해 쉽지가 않습니다.
롯데가 한국시리즈 직행에 희망을 가질만 하나 역시 남은 경기가 많지 않고 자칫 무리하다가는 줄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현재 순위대로 포스트시즌이 열린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중요한 부문은 투수력입니다.
네 팀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롯데가 1위(3.43), 삼성이 2위(3.50), 두산이 3위(3.71), SK가 6위(3.96)로 롯데가 지난 해 3위(4.20)에서 많이 향상된 게 눈에 띄입니다.

지난 해 2위였던 SK는 평균자책점에서는 선발이 무너져 하락했지만 끈질김은 살아있어 구원승이 25승으로 가장 많은 게 두드러집니다.
롯데는 전반적으로 투수력이 좋아졌고 특히 후반기들어 불펜진의 능력이 좋아져 평균자책점 1점대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어 작년까지 걱정하던 불펜의 불안이 상당 부문 해소돼 근래 ‘가을 야구’에서 보여주던 잘 나가다가 맥없이 무너지는 병폐가 올해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수력의 평가에서 롯데와 삼성, SK가 각자 강한 면으로 보이고 있으나 일단 선발 투수의 안정은 두산이 최고입니다.
올해 빼어난 투구로 올라선 이용찬(23)과 노경은(28)이 포스트시즌에서 필요한 3명의 선발투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어 네 팀 중 가장 믿을만 합니다.
투수 평균자책점 랭킹은 나이트(넥센)-유먼(롯데)-류현진(한화)에 이어 이용찬이 2.88로 4위, 노경은이 2.94로 5위에, 니퍼트가 3.23으로 8위에 오르면서 각각 10승과 9승, 11승을 기록하고 있어 4강에 진출한 가능성이 큰 4개 팀 중 유일하게 세 명이나 올라 있습니다.
삼성은 탈보트가 자책점 3.53으로 9위, 롯데는 유먼이 2.58로 2위, SK는 윤희상이 3.59로 14위에 기록돼 한 명씩 올라 있어 선발진에서 두산이 가장 우세합니다.
노경은과 이용찬이 ‘가을 야구’에서도 정규 시즌처럼 좋은 모습을 보일 지 아니면 선발진이 두산보다 약한 모습을 보인 삼성과 롯데, SK가 포스트시즌에서 반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