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의 의무' 깨달은 강윤구는 '쑥쑥' 성장중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9.16 07: 54

넥센 히어로즈의 강윤구(23)는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야 할 좌완 유망주 중 대표적인 투수다.
'제구력만 좋아지면 류현진, 김광현급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호평을 받는 강윤구지만 바로 그 제구력이 입단 4년차인 올해까지 그를 괴롭혔다. 2010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지난해 9월 복귀한 지 딱 1년이 지났지만 그의 제구력은 돌아올지 못하는듯 했다.
올 시즌 18번의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강윤구는 퀄리티 스타트가 5번에 불과했다. 모든 문제는 전체 공동 3위(64개)에 달하는 볼넷 허용에서 비롯됐다. 탈삼진도 전체 9위(107개)에 올라있지만 투구수를 늘리고 야수들의 진을 빼는 볼넷 탓에 그는 대부분 5회를 겨우 채운 뒤 마운드를 넘기곤 했다.

그러던 강윤구가 달라졌다. 8월 이후 8경기에서 삼진 45개를 잡는 동안 볼넷이 18개에 불과했다. 퀄리티 스타트 5번 중 4번을 한 달 반 사이에 기록했다. 승운이 지독하게 따르지 않은 까닭에 8월 이후 2승2패에 그쳤지만 그는 마운드 위에서 진정한 선발 투수로 거듭나고 있었다.
강윤구는 최근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뒤 "5회까지 잘 던지는 것보다 힘이 떨어진 6회, 7회까지 잘 막는 것이 선발의 능력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가끔 조기 강판 후 승부가 어려워지는 경기를 지켜보며 선발투수로서 이닝을 길게 안정적으로 끌고 가줘야 수월하다는 점을 몸소 깨달은 것이다.
그는 지난 15일 목동 한화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3승(6패)째를 거뒀다. 강윤구는 이날 경기 후에도 "코치님께서 6회까지 던지라고 하셨지만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고 가주는 게 선발의 의무인 것 같아 한 이닝을 더 던지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강윤구는 이어 "잘던져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누구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 다만 지금까지 기복 있는 피칭을 해왔는데 잘했다 못했다를 반복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오늘(15일)같은 피칭을 일관되게 하고 싶다"며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 앳된 외모의 강윤구지만 벌써 아래로 세 기수의 프로 후배들을 거느린 어엿한 4년차 투수다. 입단 2년차부터 수술, 재활, 그리고 부진이라는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어온 강윤구인 만큼, 지금의 마음가짐을 유지할 수 있다면 앞으로 어떤 발전된 모습을 더 보여줄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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