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에서 아르센 웽거 감독의 철저한 외면 속에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박주영(27)이 셀타 비고 이적 후 데뷔전을 치렀다. 이적 후 첫 경기면서 스페인 무대 신고식이었다.
지난 2일 오수사나를 2-0으로 완파하며 개막 후 2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온 셀타 비고는 16일(한국시간) 새벽 스타디오 메스타야에서 벌어진 2012-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발렌시아에 아쉽게 1-2로 무릎을 꿇었다.

팀은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파코 에레라 감독은 후반 27분 이아고 아스파스를 대신해 박주영을 교체 출장시켜 약 20여분을 소화하게 했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박주영은 시간이 흐를수록 위협적인 모습으로 나름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스페인 스포츠전문지 '마르카'의 문자중계진이 발렌시아-셀타비고전에 대한 궁금증을 묻는 코너에서 "박주영이 과연 데뷔전을 치를 것인가"란 질문을 던지며 관심을 보였다.
'박쥐군단' 발렌시아를 상대한 셀타 비고는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이후 셀타 비고는 전반 16분 미카엘 크론-델리가 동점골을 터트렸지만, 후반 5분 다시 추가골을 내주며 주도권을 내줘야 했다.
1-2로 뒤진 가운데 투입된 박주영은 상대 수비수는 물론 골키퍼에게까지 먼거리를 달려가 압박을 가하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 동안 아스날에서 뛰고 싶어도 뛸 수 없었던 아쉬움을 날려버리듯 박주영의 활동량은 많았고 적극적이었다.
특히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여줬던 박주영은 후반 38분 역습 상황에서 엔리케 데 루카스의 측면 크로스를 문전 쇄도했다. 아쉽게 골키퍼가 먼저 공을 잡아내 득점에 실패했으나 발렌시아 수비수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박주영이 이날 동점골까지 기록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공백을 고려할 때 충분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20여분에 그쳤지만 앞으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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