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무겁고 뻔한 얘기일 수 있지만, 그들이 써내려갈 가족의 이야기는 무엇일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아버지란 이름을 가진 무능력한 가장과 잔다르크처럼 살아야만 했던 딸은 ‘화해’할 수 있을까.
국민드라마라는 칭호를 얻으며 인기리에 종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의 후속작인 ‘내 딸 서영이’가 15일 첫 방송됐다.
'내 딸 서영이'는 무능하고 못난 아버지의 딸로 태어난 불행 때문에 부녀의 연을 스스로 끊어버린 딸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에게 최고의 아버지가 되고 싶어 딸의 독기도 감싸 안은 아버지를 통해 혈연 그 이상의 의미를 되짚어볼 탄탄한 감동의 가족극을 표방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영(이보영)이가 법대 4학년 마지막 학기를 앞둔 여름방학, 생활비와 학비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에 열중하던 중 엄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오열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다 무능력한 아버지 때문이었다. 이와 함께 서영의 운명적 상대인 우재(이상윤)와의 만남이 이뤄졌고, 얽히고 설킨 이들의 만남은 다소 뻔한 전개로 이어졌다.
시청률 40%를 웃돌며 종영된 ‘넝굴당’이 재미와 감동, 사회문제를 꼬집는 ‘통쾌함’을 선사했다면 ‘내 딸 서영이’는 다소 무거운 느낌과 뻔한 스토리 전개를 이어가 다소 실망감을 안겨준 것이 사실.
하지만 무능력한 가장으로 등장한 이삼재(천호진)의 쓸쓸한 뒷모습과 독기어린 서영의 모습은 앞으로 써내려갈 얘기가 많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며, 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부재 속에 평생 희생을 하며 자신의 심장병을 감추고 살았던 어머니, 그리고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실질적인 가장이었던 딸의 이야기.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어머니의 죽음으로 폭발한 서영의 모습을 이보영은 제대로 연기해냈고, 그가 오열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먹먹해지게 만들며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극을 이끌어가는 이보영을 비롯해 이상윤, 박해진, 천호진 등 주연 배우들의 호연이 극에 사실감을 불어넣었고, ‘넝굴당’의 그늘에서 벗어나 ‘내 딸 서영이’로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가슴이 뭉클해서 공감가는 드라마다. 훈훈한 가족드라마인 것 같다”, “자식이자 부모이기에, 여러 아버지의 모습들을 보면서 여러 자식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가을에 빠져들 것 같다”, “드라마가 유쾌하고 아주 따뜻한 건 아니지만 뭔가 끌리게 하는 맛이 있다. 그래서 ‘참 볼만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의 시청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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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서영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