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 "중심타자로서 반성, 개인 타이틀은 포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16 10: 12

"중심타자로서 많이 반성했다. 개인 타이틀은 포기하고 마음 비우겠다". 
삼성 4번타자 박석민(27)이 독하게 마음 먹었다. 짧은 슬럼프에 책임을 지고 남은 시즌 팀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정을 향해 전력질주할 각오다. 개인 타이틀에 대한 미련도 깨끗이 지웠다.
박석민은 지난 15일 대구 롯데전에서 2-1로 리드한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정민의 3구째 낮은 121km 커브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달 29일 군산 KIA전 이후 10경기 만에 터진 시즌 23호 홈런. 9월 9경기에서 기록한 두 번째 타점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박석민의 홈런으로 추가점을 올린 게 컸다"며 4번타자의 부활 홈런에 반색했다.

박석민은 9월에 갑작스런 부진을 보였다. 9월 9경기 타율 2할7푼6리에 1홈런 2타점. 박석민이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자 삼성의 클린업 트리오도 흔들렸다. 찬스가 중심타선에서 끊기길 반복했다. 박석민은 "최근 타격감이 왜 안 좋은지 고민을 많이 했다. 기술적인 것보다는 체력적인 문제였다. 쉴 때는 쉬고, 연습할 때에는 김한수 타격코치님이 함께 고민해주고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중심타자로서 찬스에 해결하지 못한 자책감도 시달렸다. 그는 "최근에 찬스에서 못 친 바람에 득점권 타율도 떨어졌다. 그동안 중심타자로서 못한 부분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고 털어놓았다. 23홈런-87타점으로 두 부문 모두 넥센 박병호(28홈런·93타점)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는 박석민이지만 개인 타이틀에 대한 생각도 접었다.
그는 "이제 경기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 (박)병호의 페이스가 너무 좋다. 개인 타이틀은 이미 포기한다는 마음"이라며 "지금 개인적인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다. 마음을 비우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번 이승엽, 5번 최형우가 앞뒤에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4번 타순이 유리하다. 투수들이 승엽이형과 어렵게 승부하다 나에게는 치기 좋은 공을 준다. 뒤에 형우형도 있기 때문에 4번타자로서 유리한 조건이고, 잘 쳐야 한다"는 것이 박석민이 4번타자로서 갖는 책임감이다.
타석에 더욱 바짝 붙는 것도 그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그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26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하고 있다. 박석민은 "예전에는 몸쪽을 치려고 배트 박스에서 떨어졌는데 이제는 바짝 붙고 있다. 몸쪽에 잘 들어오는 공은 '나이스 볼'이라고 인정한다. 칠 수 없는 공보다는 내가 칠 수 있는 바깥쪽 코스 강점을 살려 장점을 극대화하려 한다. 몸에 맞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몸에 공을 맞아도 꿋꿋이 물러서지 않는 박석민의 결연함 속에서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향한 삼성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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