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불펜을 자랑하는 삼성과 롯데가 지난 15일 대구 경기에서 불펜 싸움을 벌였다. 선발투수들이 나란히 6이닝 1실점 역투로 제 몫하고 내려간 뒤 불펜 싸움이 시작됐다. 마지막에 웃은 건 원조 최강 불펜 삼성이었고 그 중심에 바로 철벽 불펜 안지만(29)이 있었다. 안지만은 1⅔이닝 동안 안타 하나를 맞았을 뿐 삼진 2개를 잡고 무실점으로 역투, 삼성의 3-2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승리로 1위 삼성은 2위 롯데와 격차를 4.5경기로 벌리며 사실상 1위 자리를 굳혔다. 이와 함께 안지만도 시즌 50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챙겼다. 지난해 11승을 올렸던 그였지만 올해는 첫 승 신고가 늦었다. 하지만 데뷔 후 가장 많은 22개의 홀드를 수확하며 최강 불펜 삼성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 후 안지만은 "1~2위 싸움이라 무조건 이겨야 되는 중요한 경기였다. 내 임무를 하고 팀 승리에 도움이 돼 기분 좋다"며 "우리 불펜 투수들끼리도 '롯데 불펜이 많이 강해졌다'고 이야기한다. 작년에는 최소 실점으로 막으면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올해는 정말 만만치 않은 불펜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원래 불펜은 우리팀이 최고 아닌가. 우리 불펜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은 불펜 평균자책점 1위(3.03)에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62승2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년보다 조금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중간에서 마당쇠 노릇을 한 정현욱의 구위가 떨어진 게 아쉬웠다. 하지만 안지만이 그 몫까지 다했다. 그는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50경기에서 불펜투수 중 가장 많은 57⅓이닝을 던지며 1승2패22홀드 평균자책점 1.88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단 하나밖에 없으며 피안타율은 1할대(0.196)에 불과하다. 득점권 위기에서는 피안타율이 1할6푼4리로 내려간다. 특히 그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8명의 승계주자를 받을 정도로 타이트한 상황에서 많이 등판했고 홈에 보낸 주자는 8명밖에 되지 않는다. 승계주자 실점율도 28.6%로 수준급. 최고 불펜이다.
2010년 9승, 2011년 11승을 올린 안지만은 시즌 막바지에 첫 승을 올렸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불펜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평균자책점이다. 세이브나 홀드는 경기 상황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고, 실점을 해도 기록할 수 있다. 평균자책점은 꾸준하게 잘해야 관리가 가능하다. 올해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마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한 시즌 최저 평균자책점은 지난 2010년 기록한 2.74. 올해는 그보다 1점 가까이 낮다.
22홀드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는 안지만은 그러나 1위 박희수(SK·27홀드)와 격차가 있다. 안지만은 "홀드왕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 경기가 얼마 안 남았고 희수와 차이 많이 난다. 하지만 시즌 끝날 때까지 서로 좋은 경쟁을 하고 싶다"며 경쟁의식을 드러냈다. 35경기 이상 등판한 구원투수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은 안지만과 박희수(1.37) 단 둘. 리그 최고의 좌우 불펜이다.
안지만은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없다. 우리팀 불펜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이 있고, 각자 주어진 역할을 잘 하고 있다. 각자의 역할을 따르다 보니 체력적으로 관리가 잘 된다. 트레이닝 코치님들도 많이 신경 쓰고 도와주시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다. 안지만이 있기에 삼성은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의 불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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